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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옥 Jan 24. 2022

파란 눈 시아버지, 우리 집 아이 (79)

아버지를 우리 집으로 모시고 오다

7월 31일


그동안 우리 집수리도 하고 오래된 시꺼먼 문도 밝은 색으로 된 새문으로 바꾸자 집이 새집 같다.  그리고 시아버지를 우리 집으로 모시고 왔다. 

오랜만에 차를 타서 차 안에서 몹시 흥분했지만 우리가 같이 있어 안심이 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딱 일 년 오 개월 만에 우리는 우리 집으로 오게 된 것이다. 처음에 우리가 아버지 집으로 짐 싸들고 들어가 그곳에서 아버지를 돌보기로 한 결정이 잘한 결정이었지만 언제까지나 우리가 우리 집을 두고 아버지 집에 머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이제는 집으로 오기로 한 결정이 옳다고 본다. 처음엔 아버지가 와일드하고 불안해해서 혼자 있으려 하지 않아 이웃에 사는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필요로 했고 집이 이층이지만 집안에 계단이 없어서 편리했다. 하지만 이제는 시아버지도 병에 익숙해졌고 우리를 신뢰하는 맘이 생겼고 조용히 가끔 혼자 있어도 난리를 치는 법이 없으니까...

간호원 회사 주인 쾨닠씨에게는 우리 집에 더는 오지 말라고 편지로 통고하고 다른 간호원 회사를 찾아 다른 간호원들이 오게 했다. 쾨닠씨는 우리의 통고를 아무 이의 없이 받아 들었다.  욕심부리다가 자살골을 넣은 것과 다름없다.

쾨닠씨는 우리에게 보험회사에서 하라는 대로 하지 않으면 간호비용이 안 나올 수도 있다고 압력을 가하고는 했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쾨닉 씨는 간호 회사가 붐이 일기 전에 간호 회사를 차려 돈을 많이 벌어 집이 몇 채란다. 그녀가 전에 우리 집에 왔을 때 내가 어떻게 그렇게 성공을 했느냐고 묻자 인생은 체스(서양장기)를 두는 것과 같아 전진해야 할 때는 전진하고 후퇴해야 할 때는 후퇴해야 된다고 말하며 성공의 비결을 자랑스레 얘기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와의 관계에서는 후퇴할 줄도 모르고 전진하려고만 해 우리와의 게임에서 졌다. 우리가 고객이고 키는 고객이 쥐고 있는 것인데 그 점을 잠깐 잊은 듯하다.

그동안 독일에는 간호 회사가 우후죽순처럼 많아져 선택의 범위가 넓은데 욕심쟁이 간호원 회사 주인과 왈가왈부하며 신경전을 벌일 필요가 없으니까,

우리는 모예 레 간호 회사 주인을 오게 했고 그 여자는 쾨닠씨처럼 자신감이 넘쳐 거만하다는 느낌을 같게 하는 대신 한 발짝 뒤로 물러 있는 듯한 조용하다 못해 자 중심이 없어 보이는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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