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좇아 온 길

by 김소연 빛나는 숲

천주교는 내 삶과는 늘 멀리 있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절에 다니셨고, 부모님은 종교에 큰 뜻이 없으셨다. 자연스레, 나처럼 ‘믿는 구석이 없는’ 아이들과 주로 어울려 지냈다. 그런데도 내 마음은 자꾸만 성당을 향했다. 대학에서 만난 J는 세례명이 헬레나라고 했다. 나는 종종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너한테는 빛이 나.”


서른을 갓 넘긴 어느 날, 나는 성당에서 결혼했다. 남편이 천주교 집안이었다. 주일이면 남편을 따라 미사를 드렸지만 세례를 받지 않은 나는 언제나 손님 같았다. 신부님은 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교리 수업을 듣고, 성지 순례를 다니고, 기도문을 외우며, 성경 구절을 한 자 한 자 써 내려갔다. 그사이 아이를 낳았고, 나는 아기를 품에 안은 채로 찰고를 받았다.



마침내 세례식이 열렸다. 나는 악을 끊어버리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을 믿겠다는 약속을 했고 신부님은 성수를 내 머리에 세 번 부으며 내 죄를 씻어주셨다. 드디어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내가 갈망한 것은 언제나 믿음의 열쇠였다. 어린 시절 멀리서 바라만 봐도 반짝이던 그들의 빛은 신앙의 빛이었고. 나도 그들처럼 빛나고 싶었다. 그리고 믿음의 길을 찾지 못해 방황했던 날들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처음부터 바른길 위에 내려주고 싶었다.

요즘 나는 성모님의 품에 안겨 기도하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은총을 누리고 있다.

이제 내 모습도 “성당 다니는 사람”처럼 조금은 빛이 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