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10. 금 '두백/자주, 분홍 종자'(글)

영주 다담뜰 뷔페/23년 초록 칸/하늘새 탕!

by 추재현

26.4.10. 금: 1) 어제 내린 비에 오늘까지 잔비가 계속되다 점심식사 후에 그쳤다.

흐린 건 여전하여 하우스 보온덮개와 비닐은 열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바삐 지나다녔던 풀천지 밭들을 빨주노초파남보 검정무색 보다 돈을 더 주고사 둔

마음에 드는 우산을 들고 천천히 걸어 다녔다.


'언제 이렇게 자랐지?'

밭에는 어머니께서 심어두셨던 작물들이 남아 희망을 싹 틔우고 있었다.

힘들었던 겨울을 보내고 뿌리만 남았던 대지에서 새롭게 올라온 기특한 녀석들..


집 바로 앞 하천부지 작은 밭에는 토종대파와 월동초가 새파랗게 올라와 남은 땅에도

거름 붓고 미처 펴놓지 못한 것 갈아 친구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래 큰 밭에는 월동초를 경계로 두백감자부터 심어 나갔다.

물방울이 맺혀 더 싱싱해 보이는 토종대파와 월동초는 뿌리째 캘지 줄기 잘라 수확할지

고민이다.


큰 밭 가장아래 부추밭처럼 재만 주면 잘 자라 줄기만 자르면 되는 녀석들도 있는데

친구인 근처 산마늘도 넓은잎을 드러냈다.


어머니께서 심으셨던 작물들은 잘 자라는데 희귀 심장병으로 아프셔서 침대에 누워

화장실 볼일 보시러 가실 때 휴대폰으로 부르시고 세 남자들 이서 알아서 심어나갔던

25년 양파/마늘은 이상하리 만치 잘 안된 것 같다.

(먼저 심은 양파에 빈자리가 더 많은데 심고 바로 물 주는 게 늦어서 몸살 한 걸까?

짐작하고 있다.)


24년에는 외국인 여성 2분을 하루 불러 풀을 매게 시키고 아직 몸이 괜찮으신 어머니께서

5,000원 하얀 다이소 의자 앞 뒤에 놓은 걸로 쉬시며 감독하셨었다.

(그때 세 남자들은 앞마당에 보도블록 쌓아둔 것들 공사로 치워주어야 해서 버릴 것과 쓸 것 분류)

말레이시아 아주머니는 경험이 많아 잘하셨는데 새로 들어온 신입 아가씨 한 데는 뽑아버리고

싹을 들었는지 '양파, 마늘'이 많이 죽었다.


(그땐 안된 핑계를 그렇게 대었는데 올해는 온전히 우리 책임이다.

농사는 하늘이 하는 일 사람은 약간의 도움을 준다.

여러 해가 되어도 여전히 어렵다.


씨앗을 뿌리고 싹이 자라 몸에 피와 살이 되는 결실을

맞이하기까지 많은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야 한다.)



2) 어머니께서 내주시던 감자종자 어떤 식으로 하셨지?

익숙하게 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하려니까 어색하다.

뭐든지 처음 하는 것 같아 구글 AI에게 물어봐서 하긴 하는데 잘될지 걱정된다.


하우스 고구마는 내일 물주어야 할 것 같다.

감자 산두백 20KG 이어서 풀천지 수확한 토종자주/분홍을 15KG씩 씨감자를 자르기로 하였다.

싹이 몰려있는 '정아(윗부분)를 중심으로 2~4등분/30~50g 정도의 크기/싹 2~3개씩 포함

잘라나가면 된다 하였다.


생으로 먹을 수 있는 자주감자부터 잘라나갔는데 이름대로 속에 자주색이 있는 위주로 종자를

빼고 색이 하얀 건 먹을 걸로 뺐다.

그다음에 한 분홍감자는 속에 차이가 없어 실한 걸로 하면 되었다.


3) 이틀 전인 8일 수요일 아버지 이장님 하시던 시절 막막했던 처음에 많은 도움을 주셨던 옆동네

석현2리 전이장님 우아저씨 께서 아주머니와 함께 저녁식사를 풀천지에서 하였다.


노년에 새로운 기타라는 취미를 가지시게 된 아주머니 께서 동생이 포크와 핑거스타일 기타를

독학으로 잘 친다는 소문을 듣고 사신기타 줄 맞추는 방법과 관리 치는 법을 한번 알아볼 겸

새로 산 기타를 들고 오셔 일단 1층 새집에선 창문 열고 환기하며 소고기 구워 된장찌개와

김장김치 파절이(상추, 깻잎, 오이고추, 장아찌국물) 식사를 맛있게 하였다.


2층서 기타 배우고 노래방 노래 부르며 잘 놀다 가셨는데 그때 고마웠다며

영주 다담뜰에서 저녁을 사고 싶다고 동생에게 연락이 왔다.


"요즘 기름값도 비싼데 오후 5시 넘어서 풀천지로 갈게 아저씨 차로 같이 가면 술도 먹을 수 있고 좋잖아.."

전에 오실 때는 영주에서 포클레인일 하시는 아드님이 주고 가셨다는 미니쿠페 몸체는 하얗고 뚜껑은 검정인

작고 잘빠진 외제차 끌고 오셨는데 오늘은 우람한 초록색 쌍용칸을 끌고 오셨다.

한때 멧돼지 사냥도 하셔서 뒤에 짐칸이 넓었다.

(작년 즈음 따님이 결혼하실 때 더 이상 업보를 짊어지고 싶지 않다고 은퇴하셨다.)


하도 관리를 잘해 23년 마지막 나온 모델로 사셨다는데 새 차인 줄 알았다.


영주 다담뜰 생기고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앞 하나로 마트 2층 안정뷔페라고 팥빙수도 있고 고급뷔페처럼

피자, 튀김, 초밥, 고기구이.. 더 비싸도 마음에 들었는데 뭐가 맞지 않았는가 그만둔 지 얼마 안 되었다 했다.


두 군데다 10년 정도는 되었을 것 같은데 코로나 때에 힘이 들었을까?

한 군데는 버티었고 한 군데는 사라졌다.

늘 북적북적했던 곳도 예전보단 손님이 줄었다.


먹는장사는 손쉽게 시작할 순 있지만

만족시키며 계속 유지하는 건 힘들다.


사람의 혀는 간사하여 조금 더 나은집이 생기면 그곳으로 몰린다.


소비자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이익을 만들어 내는 것이

생산자들이 하는 공통적인 고민이리라..



4) 영주 다담뜰 안 간 지 1년은 된 것 같은데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주차 자동 바리케이드도 생기고 맨 처음 시작할 때는 7천 원~9천 원 때까지로 알고 있었는데 어느새 11,000원까지 올라갔다.


아저씨, 아주머니 배려로 맥주 2병과 소주 1병도 반주로 곁들이며 접시에 부지런히 담아왔다.

후라이드 치킨을 가장 많이 먹었고 해파리겨자냉채에 순데, 만두, 술빵, 청포 도토리묵, 토스트식빵에 딸기잼

(토스트 기계가 고장 나 맨 식빵) 제육볶음 2가지 그리고 잔치국수와 식혜로 마무리를 하였다.


생각한다고 초기에 아저씨께 어묵국을 같다 드렸었다.

많이 드시지 않고 빨리 드시는 분인데 배가 차 좋아하시는 잔치국수를 못 드셔서 죄송했다.


풀천지 밭과 산에 멧돼지나 동물피해를 막고자 관련 자격증을 따려는 동생에게 선배인 아저씨의 조언들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옛날 청둥오리 사냥해도 되던 시절 앉자 있는 걸 쏘면 산탄에 속이 익어 먹지를 못하고 띄워서 쏴야 퍼져

그 부위를 도려내 먹었다던 아버지와 공통된 추억 이야기(할아버지께서 농어촌 공무원 시절

지역유지들과 모터보트 타고 가 멀리서 시동 끄고

잡으시는 걸 어린 아버지시절에 구경했다는 썰..)


멧돼지 쓸개는 풍 맞은 데에 특효고 오소리쓸개는 산모부종과 산후조리에 좋다는 경험..

오고 가며 전이장님 부부께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요즘 차는 앞유리창에 어디로 가고 몇 킬로 인지 떠서 고개 내려 볼 필요 없어 무지 편해.

내는 그전에 사는 바람에 30만 원 주고 작은 거 달았어 핸드폰 연동인데 이거 쓰면 더 안전해"


"사슴은 고기는 안 먹어 자연사하기 전까지 녹용이지.

1. 녹용 자를 때 나오는 피? 2. 약재들을 넣고 숙성시킨 녹용주 두 가지래

산에 키운 장뇌삼으로 장뇌삼과 술도 하지만 사슴이 더 돈이 되지."


"전에는 사과했는데 지금은 안 해.

나이 먹으면 힘들어 일을 줄여야지."


"사슴이 낮에 주면 먹이를 잘 안 먹어 비둘기가 다 쪼아 먹으니 해지면 줘

애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빨리 가야 돼 커피마실 시간 없데이.

뭘 그리 고맙대 우리도 잘 대접받았잖아 그때 소고기 잘 먹었어

언제 이런 시간 서로내서 또 보제이 그럼 수고~~"


집에 돌아와 남은 분홍감자 눈을 마저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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