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더 사랑해도 괜찮다.

by 곰실


나는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누군가의 손길 하나에도

쉽게 휘청거린다.

작은 돌멩이 하나가

내 길을 막아설 때면,

그것을 치우지 못한

내 잘못이라 자책하며

스스로를 짓누른다.

비가 내리면 어두운

내마음 때문인가 생각하고,

해가 나지 않으면

내가 태양을 가렸다고 여긴다.

모든 것이 내 탓 같아

마음속에 무거운 돌덩이를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사실,

바람은 그저 지나가는 것이고,

비는 그저 내리는 것이다.

세상이 돌아가는

모든 일에 내가 책임질 필요는 없는데도,

나는 왜 나 자신을 가두고 있는 걸까?

내 안의 작은 목소리가 속삭인다.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하지만 그 목소리는 너무 작아서,

거센 바람 소리에 묻혀버린다.

나는 여전히 내 잘못이라며

고개를 떨군다.

마치 내잘못으로 여기는 것마저 내탓같아.

어쩌면 나는 스스로를

벌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기억하자.

갈대는 바람에 흔들려도

꺾이지 않고 다시 일어선다는 것을.

그리고 비가 그친 뒤에는

햇살이 찾아온다는 것을.

그렇듯 나는

나를 조금 더 사랑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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