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

by 곰실

내가 바라던 엄마 모습은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사람이었다.

본인은 뼈 빠지게

몸이 부서져라 일하면서도

자식 입에 밥 한술 들어가는 것만으로

행복해하는 그런 엄마.

예쁘게 꾸미고 싶은 마음도,

좋아하는 음식도 모두 가족을 위해

양보하며 살아가는 엄마였다.

왜 흔히 옛날 드라마에서 보기만 해도

눈물 나는 그런 엄마 있지 않은가?

나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떨어져 지냈다.

그래서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희미했고,

상상 속에서만 그려졌다.

내가 상상하던 엄마는 초라했다.

어쩔 수 없이 나를 떠나야 했던 사람이었다.

나는 그래야만 그 상황을 납득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성장한 후 다시 만난 엄마의 모습은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우리 어머니는 화려한 분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곱게 화장을 하고,

손톱에는 기분에 따라

예쁜 색의 매니큐어를 바르며,

옷과 신발도 굉장히 많았다.

그런데 나는 왜 인지 그런 엄마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계절별로 겨우 두 벌의 옷을 정해놓고

돌려 입으며 단순하게 살아가는

내 모습과는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화려하고 당당한 모습의 엄마를

마주했을 때, 이상하게도 화가 났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엄마는 나를 만나는 날

자신의 그늘을 감추기 위해

더욱 화려하게 치장했으리라.

자신이 가진 옷 중 제일 좋은 옷을 입고,

가장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으리라.

서글펐다.

이토록 사람의 마음은 내가 의도한 대로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심지어 내 배로 12달을 품고 낳은 자식에게도.

어느 작가님 글에서 보았는데

실은 사실이 아니라

믿음서 온다고 했다.

그 말에 머리가 띵했다.

나는 40이 넘도록 나의 생각 속에 갇혀

늘 누군가를 원망하며

나 자신 또한 괴롭혀왔다.

비관적인 사람이며 나에게 다가와주는

사람들의 의도를 파악하려 애썼다.

이제 남은 생은 나의 소중한 인연들과

여유를 느끼며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

사실 이게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이다.

운 좋게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신나게 글을 쓰다가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었다.

다른 작가님들의 넘사벽 멋진 글을 보니

도저히 글을 쓸 엄두가 나지 않았다.

덜컥 겁이 났다.

오늘은 용기 내어 다시 글을 발행해 본다.

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대단한 글은 아니어도

그 순간만큼은 공감하며

웃음 지을 수 있는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ㅡ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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