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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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미

오전 8시에 알람이 울린다.

알람은 정말 시끄럽기 때문에 얼른 알람을 끄고

다시 눈을 감았다가 번뜩 오늘 일정들이 생각나서 엉기적 일어났다.


이건 정말 7년 동안 이어 오던 아침 습관인데

당연히 못할 때도 있지만 정말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 이상은

항상 일어나자마자 양치를 하고 바로 뜨거운 물과 찬물을 섞어 마시며 스트레칭을 한다.

이때는 힐링 시간이다.

그냥 아무것도 틀지 않고 할 때도 있고 좋아하는 노래를 듣거나 요즘 재밌게 보는 드라마를 본다.

오늘 하루의 일정에 따라서 나의 스트레칭 시간은 바뀐다.

여유로운 날이면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면서 천천히 30-40분은 한다.

내친김에 폼롤러로 몸도 풀어주고 말이다.

바쁜 날은 정말 2분 만에도 끝낸다.

끝나면 바로 유산균을 입에 털어 넣는다.

그렇게라도 무조건 지키는 습관 중에 하나다.


오늘 아침도 일찍 일어났기에 여유로운 줄 알고 정말 스트레칭으로만 1시간을 썼다.

집청소도 하고 부산 갈 짐을 싸고 있었다.

언니와 대화를 하다가 ”우리 올라오는 기차 예매 안 했지? “하며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를 확인하는데 기차가 모두 매진이었다.

우리의 완벽했던 부산 여행은 틀어졌다.


일정을 옮겼다.

두 시간 뒤에 진영으로 가는 입석 기차였다.

우리는 급하게 짐을 챙긴 뒤

오늘까지였던 두부와 김치를 먹고 가기 위해

힘을 합쳐 차려 5분 만에 먹고 나왔다.

’ 어떻게든 하려면 되는구나.‘라고 느낀 뒤에

기차 안으로 들어왔다.

입석이면 그 열차 사이사이에 두 의자가 마련되어 있는데

자리가 있으면 앉을 수 있는데 한 의자가 ‘고장 점검 중’이라고 되어 있어서

우리는 떨어져서 한 명 한 명씩 앉게 되었다.


앉아서 챗gpt와 대화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옆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군복을 입고 있는 남자와 파란 니트에 청바지를

입고 있는 남자가 ‘고장 점검 중’을 보더니

파란 니트의 남자가 “어? 고장 점검 중인데?” 하자

군복을 입은 남자가 “무슨 고장이야. 아니야. ”하고 앉으셨다.

그리고는 파란 니트를 입으신 남자분이 나한테 “저기요.”했는데

내가 너무 놀라 쳐다보자

“죄송합니다. 저 자리 있으세요?”하셔서

“입석이에요.” 하자

곧바로 “저랑 자리 바꾸시겠어요?”하시자

난 상관없었기에 아무 말 없이 알겠다고 하고

자리로 갔다.


자리에 앉으니 요즘 잠도 못 자고 고민을 많이 해서 그런지

잠이 막 쏟아졌다. 사실 식곤증인 거 같았다.

잠에 들었는데 언니가 와서 깨웠다.

“객실 승무원분이 자리 남는다고 같이 앉아서 가래.”

언니랑 편하게 갈 수 있다니 너무 좋았다.

그것도 잠시 너무 피곤해서 잠이 몰려오는데 언니가 계속 말을 걸어 짜증이 났다.

표정이 구겨졌나 보다. 그걸 본 언니가 “됐다.”하더니 폰을 봤다.


예전에는 기차를 타면 그렇게 설렜다.

기차 안이 너무 설레고 종착지에 도착하면 무슨 일들이 벌어질까? 하면서

기대하는 마음들이 들어 공책을 꺼내서 작사를 했다.

그리고는 창밖의 풍경을 조금이라도 놓칠까 그렇게 창밖을 봤다.

터널이 나오면 잠시 눈을 감고 터널을 지나가길 기다렸다.

창밖의 달리는 차들, 집, 논과 밭, 산들과 하늘 하나하나가 너무 아름다워 눈에 담기 바빴다. 19살 때의 일이다.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고 있는 지금은 그냥 들어와서 창밖은커녕 자기 바쁘거나 할 일을 하기 바쁘다.

도착해서는 당연히 가족들을 보고, 사랑하는 할머니, 할아버지 뵙고 얼른 올라가기 바쁘기에

시간이 항상 부족했다. 같이 밥을 먹는 게 할 일이었다.

서울에서의 일정으로 더 있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


그래도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을 볼 수 있다는 것이

19살 때와는 다른 반가움과 설렘을 준다.

매일 목소리만 듣는 할머니, 할아버지, 가족들 1년의 2번씩이면 많이 본 게 되어버린다.

또 시간이 안 맞으면 1년에 한 번 보니 말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엄마와 동생을 먼저 만나러 가는데

갑자기 너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