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할아버지

너무 뜨겁고도 따뜻한 사랑

by 자유미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고 왔다.

내가 정말 사랑하는 할머니, 할아버지.

우리 할머니는 허리가 안 좋으셔서 잘 걷거나 몸을 움직이는 것을

내가 어릴 때부터 힘들어하셨다.

우리 할아버지는 건강하셨는데 갑자기 뇌경색이 오셔서 2년 전에

쓰러지시고는 기억을 잘 못하셔서 계속 똑같은 것을 물어보시고

말을 잘 못 알아들으신다. 정말 마음이 아프다.

그렇게 호랑이 같던 할아버지.

난 할아버지가 아프다는 얘기를 듣고 세상이 무너진 것 같았다.

할머니랑 통화하면서 정말 펑펑 울었다.

지금도 눈물이 난다.

그때는 정말 매일을 펑펑 울었던 거 같다.

내가 좀 더 잘할걸.. 이란 후회를 하며.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길

빵집에 들러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롤케이크를 사려다가

딸기 케이크가 눈에 띄어서 딸기 케이크와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박카스를 사갔다.

들어가자마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세상 행복하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맞이해 주셨다.

그리고 박카스를 드리고 케이크를 놔두며 “내가 먹고 싶어서 케이크로 사 왔다.”라고 했더니

할머니가 무슨 날도 아닌데 그 비싼걸 뭐 하러 사 오냐고 하셨다.

’그래서 속으로 안 좋아하시나? 분명 지금까지 케이크 사드릴 때마다 좋아하셨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새해잖아. “라고 말하며 커피도 주문했다.

처음에 커피를 안 드신다고 하셔서 분명 좋아하셨던 게 생각이 나서

‘바닐라 라떼, 헤이즐넛 라떼’를 시켜 드렸고 케이크랑 같이 먹자고 꺼내왔다.

할머니는 “하나만 시키지 왜 두 개나 시켰냐, 할아버지랑 나눠 먹으면 되는데. 우리는 원래 하나 나눠 먹는다.” 하시길래

“ 종류가 달라서 둘 중에 뭐가 맛있는지 알려주면 우리가 다음에 그걸로 시키려고 했지! ”라고 하니까

둘 다 맛이 똑같다고 하셨다. 신기하다.

할아버지가 “오늘 그냥 이렇게 있다가 밥 먹고 자겠구나. 했는데 너희가 와서 너무 좋다.

너네 안 오면 평소에 못 먹는 맛있는 케이크도 먹고 커피도 맛있네. “하셨고

나는 너무 감동을 받았다.

할아버지가 그렇게 말해주시니.

할아버지가 배부르시다고 하니 평소에 이 맛있는 걸 언제 먹는다고 오늘은 이거 배 터지게 먹고 밥은 맨날 먹으니 밥을 드시지 말라고 하셨다.

맨날 맛있는 것들을 사드리고 싶었다.

그리고는 할머니가 ‘할머니 집에 와야지. 너네가 좋아하는 할머니 밥을 먹지.’하시며

몸도 불편하신데 힘겨운 몸을 이끌며 밥을 하러 가셨다.

나도 뒤따라 나가서 이것저것 도와 드리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할머니의 우리를 향한 그 예쁜 마음들이 내 마음을 울린다.

이러니 내가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밥을 다 먹고 여행 얘기가 나왔다.

난 할머니, 할아버지랑 같이 여행을 가고 싶은데

할머니가 몸이 불편하셔서 많이 걸어야 해서 힘드시다고 하셨다.

“ 많이 안 걷는 코스로 짜면 되고 그런 여행으로 가면 되는데..”라고 말씀드리자

“ 남들이 몸 불편한데 막 여행 다니고, 걸어 다니고 이러면 싫어한다.”라고 하셨다.

난 그 말이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도대체 누가 싫어하냐고. 오히려 할머니, 할아버지 이 나이에 사랑하며 같이 여행하면 너무 아름답고 예쁘지.

난 한 번도 그런 생각해 본 적 없고 그렇게 보는 사람들 아무도 없다. “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웃으시며 고개를 저으셨다.

할머니가 그런 생각들로 지금까지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하시며

우리에게 젊을 때 많이 가보라고 나중에는 못 간다고 하셨을 때의 마음들을 생각하니

정말 울컥해서 마음이 아파서 진정되지 않았다.


그런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항상 행복을 드리고 싶었다.

나로 인해 한번이라도 더 웃으시기를.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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