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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Frank Sinatra-The Nearness Of You

by 강인한

https://youtu.be/UdzJi_P5t-w?si=bnTYYi9JWzsZrJ7o

출처 유튜브 Frank Sinatra


It's not the pale moon that excites me
내 기분이 좋은 건, 저 흐릿한 달 때문이 아니에요.

That thrills and delights me
나를 황홀하게 하고 즐겁게 하는 것,

Oh no, it's just the nearness of you
그건 그냥 가까이 있는 당신이라는 존재 때문이에요.

It isn't your sweet conversation
단지 당신의 달콤한 말 때문이 아니에요.

That brings this sensation
이런 느낌이 들게 한 건.

Oh no, it's just the nearness of you
그건 그냥 가까이 있는 당신이라는 존재 때문이에요.

그냥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위로를 받는 순간이 있다. 아무 말하지 않아도, 어떠한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내가 의지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는 그런 존재. 예를 들면 부모님이라던가, 사랑하는 사람 또는 반려동물처럼. 우리는 그런 존재들의 옆에서 안정감과 행복감을 얻고 세상을 살아나간다. 그것들은 평범한 존재들이다. 뛰어난 언변을 가지고 있지 않고, 다른 존재보다 특별한 점 또한 없다. 그렇기에 누군가 나에게 그런 존재들을 설명해 달라고 말한다면 나는 특별하지 않지만 특별한 존재들이라고 말할 것이다.


우리는 의지할 대상이 필요하다.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들이다. 언제나 누군가와의 연결을 바라고, 그 연결 속에서 안정감을 찾아야지만 그제야 안심한다. 물론 그러한 사실은 상대방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살면서 가정을 꾸려나가고, 반려동물과의 유대감을 쌓아나간다. 나는 그러한 모습 속에서 그 본질에 대해 문득 궁금해졌다.


‘정말로 상대방이 옆에만 있어도 행복할 수 있을까.’


물론 그렇지 않은 관계도 분명 존재한다. 일방적인 의지라던가, 그 관계에 있어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사람의 존재만으로 우리는 안정감과 만족감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일방적으로 누군가에게 의지를 하는 것은 좋지 못한 행위이지만, 서로 의지하는 관계 속에서 상대방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문제의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다. 나는 가족 관계나 연인 관계 등 인간관계에서 그러한 모습을 많이 봐왔다.


“우리 집은 왜 남들보다 돈이 없어?”

“너는 왜 그 정도밖에 못해줘? “


지금도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는, 이러한 말들을 하며 상대방을 상처 입히고 있을지도 모른다. 과거의 우리들도 무심코 한 번쯤은 말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상대방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과 상대방의 부족한 점에 시선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이 사람이 옆에 있는 건 좋지만 무언가 아쉬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하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보통은 가진 것보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들에 시선이 가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내가 아쉬움을 가지고 불만을 표현한다 한들 내가 처한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남는 것은 상처뿐이다.


스스로의 결핍에 의해 상대방의 아쉬운 점을 보고,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누군가에게 기대를 하고 그 기대에 못 미쳤을 때, 실망할 바에는 누군가에게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 좋다. 나 또한 완벽하지 않은 사람인데, 상대방이라고 완벽한 사람일 수는 없는 법이다. 하지만 그런 미완성이 오히려 서로에 대한 연대감과 유대감을 가져다준다. 어쩌면 나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나는 타인에게 기대감을 갖지 않는 비겁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나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상대방에 대해 무언가 바라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에 대한 소중함을 느낀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도 행복한 일이라는 것이다.


완벽하지 않기에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부족하기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나는 그런 관계를 믿는다.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 소중하다고 말해줄 수 있는, 그런 관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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