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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지속

Sarah Kang-once in a moon

by 강인한

https://youtu.be/G03KNr5EgpM?si=jR3sMDY-1si4uJwQ

출처 유튜브 Sarah Kang
We would say goodbye
우리는 작별 인사를 건넬 거야

just to say hello again
다시 인사를 하기 위해서

And we would get in fights
우리는 우리의 문제들을

just to get over them
극복하기 위해서 다투겠지

We would be alright
우리는 괜찮을 거야

even if things don't stay the same
상황이 같지 않아도 말이야

If only you had stayed
네가 여기 있다면

나는 갈등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누군가와 갈등이 생기게 될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감정 소모를 싫어하기도 하지만, 갈등 이후에 찾아오는 설명하기 힘든 어색한 분위기가 참기 힘들다. 그래서 나의 인간관계는 대개 갈등이 생길 것 같으면 미리 그 상황을 차단하거나,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몇 번은 참는 방식으로 유지되곤 했다. 하지만 그런 나의 태도는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이끌어갈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관계를 이어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갈등이 없는 인간관계는 먼저 무료함을 불러온다. 우리는 지루함을 견딜 수 없게 태어났다.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드는데 인간관계는 오죽하겠는가. 그런 권태는 관계를 굳어버리게 만든다. 싸우면서 정이 든다는 말이 있듯이, 누군가와 진심으로 가까워지고 싶다면 서로의 진심을 부딪힐 줄 알아야 한다.


또한, 갈등이 없는 인간관계는 억압의 관계이자, 불평등의 관계이다. 상대방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확실하게 표현할 수 없으면, 그 감정은 계속해서 쌓이고 쌓이다가 결국엔 터져버린다. 그러한 방법은 좋지 못하다. 작은 물방울 하나로도 컵 안에 든 물이 전부 쏟아져버리듯, 상대방 입장에서도 사소한 일로 쌓여있던 감정까지 토해내는 내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나와 같이 갈등을 회피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대개 관계에서 발생하는 불만을 일방적으로 참고 있을 확률이 높다. 이것은 상대방을 탓하고자 하는 말이 아니다. 관계가 깨졌을 때의 책임을 따지자면, 오히려 참기만 한쪽에 더 큰 과실이 있을 수 있다.


물론 싸움을 싫어하는 마음도, 상대방에게 내 불만을 말하는 것이 상처를 준다거나 무례한 행동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나 또한 그러한 생각으로 수많은 갈등에서 회피해 왔고 거기서 오는 쓴 맛도 느꼈다. 하지만 우리는 갈등을 두려워하는 것보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곰곰이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갈등이 전혀 없는 관계가 정말 오래갈 수 있을까?


아니다. 중요한 건 갈등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가짐이다. 또한 갈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능숙함과 약간의 능청스러움이다. 갈등이 반드시 감정을 소모시키는 일로만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갈등을 통해 관계가 악화된다면, 그것은 올바른 방법으로 갈등을 다루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상대방에게 장난식으로 자신의 불만을 가볍게 표현할 수도 있고, 자신의 진심을 오해 없이 전달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상대방의 입장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다면, 그 관계는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내 진심을 담아 말할 수 있는 약간의 용기,

그리고 그 진심을 전할 때의 배려와 언행.

그것은 성숙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다 했는데도 상대방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그것은 역으로 상대방이 나에 대한 존중을 하지 않는 것이다. 다음 관계로 나갈 의지가 없는 사람이거나,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을 써가면서까지 존중이 없는 관계에 미련을 갖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니 갈등을 두려워하지 말자.

상대방에게 내 진심을 부딪혀보자.

더 소중한 것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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