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령포에서
가을하늘이
수채화를 그리던 날
20여 년 전
너울거리는 황토물이 가로막아
청령포의 서 소나무만 바라보다 왔는데
며칠 전
배를 타고 청령포에 갔습니다
단종어소에서
허리를 굽히고 담장을 넘은
충직한 신하 같은 소나무를 보니
고개가 절로 숙여집디다
관음송은 600살이 넘어도 의연하고
강물은 햇살에 왈츠를 추는데
임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노산대에서 내려오다가
망향탑 앞에서 바람이 풀어놓은
내력을 들으니 목이 멥니다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쌓은 돌탑 위에
슬그머니 소망을 얹어놓고
집으로 오는데
노을이 훌쩍거리며 따라나섭니다
얼마나
그리웠으면
한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