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무석 Dec 03. 2021

5,500시간으로 세무사 되기

시작하는 글

세무사 합격까지 걸린 기간은 332,315분, 또는 5,538시간이다. 그동안 바깥세상은 빠르게 변했지만 나는 그대로였다. 시간 속에 갇혀 있는 듯했다. 공부하는 시간이 길었던 만큼 나를 떠나간 사람도 있었고, 내가 떠나보내야 했던 사람도 있었다.


때로는 도서관과 4평 원룸 사이를 오가는 생활로 나의 인생이 그저 그렇게 끝나버리면 어떻게 하나 하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공부는 점점 힘에 부치었고,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고시생활의 끝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어두운 암흑천지. 그럼에도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저 내년에 되겠거니 하고 다시 펜을 잡았다. 그것은 강한 긍정에서 비롯되었다. 

긍정은 믿음이다. 

나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는 강한 믿음이 있었다. 믿음의 근원은 시간이었다. 내가 쌓아온 시간의 힘을 나는 강하게 믿었다.

신뢰감은 나에게 강력한 아드레날린이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스톱워치를 꺼내 들고 시간을 재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앉아서 공부를 했는데 책장을 몇 장 넘기지 못한 까닭 때문이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나는 이 명제를 부정한다. 똑같은 한 시간도 사람마다 쓰는 법이 다르다. 하루를 24시간에 꾹꾹 채워 넣어 사용하는 법을 스톱워치를 통해 알아냈다. 그 시간이 쌓여서 우리는 성장한다.

현재는 곧 과거가 되고, 미래는 언젠가 현재가 되어 있을 것이다. 과거를 기록함으로써 미래로 나를 인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돌아보니 진정으로 그러했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지나온 시간 이야기이다. 미래의 시간을 항상 그려오면서 결국에 다가올 내일을 기록한 구체적인 결과물이기도 하다.


나는 천재라는 단어를 싫어한다. 그 단어는 타인의 노력을 쉽게 뭉개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평범함을 위장하여 타인의 노력을 비웃을 생각이 나는 없다. 나는 오직 시간의 힘만을 믿었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였고, 그 결과 세무사라는 결과물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나는 세무사가 되었지만 세무사만을 목적으로 살아오진 않았다. 그것은 내가 그려온 미래의 결과물이 조금 더 멀리 있기 때문이다.


나는 머리가 좋지 않은 편이다. 공부도 그리 잘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자신감만은 언제나 충만했다. 그렇기에  세무사 합격이라는 결과물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미래를 창조해내길 바란다. 현재가 가져오는 상실감에서 벗어나 성취감을 맛보기를 권한다. 작은 성취가 모여 큰 성취가 되고, 작은 성취로도 충분히 축복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정해진 성공의 잣대에 얽매이지 않고 본인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나는 원한다. 더 나은 세상을. 이것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나의 발자국이다.

작가의 이전글 세무사가 임대업을 해보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