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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랏말싸미 Jul 26. 2023

#2. 느려도 능동적 성장을 이끄는 교육 초청 강연하다

-한 뼘 성장하는 교육-


  “○○교육청 장학사입니다. 중등교육 기초학력증진을 위한 강연을 부탁하려고 연락했습니다. 작년에 연수원에서 강연하셨지요? 저희가 그곳에서 소개받아서 연락하는 겁니다.”

  작년에 온라인으로 강연했는데 올해는 대면으로 강연을 하게 되었다. 다행히 시험이라 오후 3시에 시작하는 강연을 가기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25명~30명 되는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하다 보면 학생별 성취가 제각각이어서 난감할 때가 많다. 수업 난이도 조절이 문제인 것이다. 문학 수업은 그나마 양호하나 문법이나 독서 수업은 학생별 편차가 심하다. 학생 성취 수준에 맞게 소그룹별 수업을 하면 훨씬 효과적일 텐데 아시다시피 현실에서는 꿈과 같은 일이다. 


  나는 강연을 준비하면서 세 가지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설정했다. 


  1. 학생이 호기심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교육 

  2. PBL+인성교육을 결합한 교육 

  3. 기초학력이 부족하다는 낙인을 씌우지 않는 교육     


 그리고 준비한 자료와 수업 내용을 연수에 오신 선생님들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소통하면서 좀 더 효과적인 수업 모형을 고민할 예정이다. 




  강연하는 당일. 1시간 30분 걸려 연수 장소에 도착했다. 강연을 수락하고 가뜩이나 업무로 바쁜데 강연 준비까지 하면서 살짝 후회하는 마음도 들었는데, 근무 시간에 학교를 벗어나 푸르른 풍경을 보면서 운전하다 보니 행복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 행복한 기분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강연하면서 영상 제작 수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코로나 이전 1학년을 가르칠 때 진행했던 수업이었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고, 교사로서 보람도 느꼈다. 교사의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이 아닌, 학생들이 힘을 합쳐 수업 시간 내내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내면서 한 명의 낙오 없이 생동감 있게 진행한 수업이었다. 학생들에게 교사가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도 중요하지만, 학생이 자발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학습 호기심을 유발하는 동기 부여 수업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영상 제작 수업이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을 유발하는 동기 부여 수업이라고 생각해서 강연에서 중점적으로 다뤘다.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물도 두 편 상영했다.


  연수 듣는 선생님들도 질문을 하면서 관심을 드러냈다. 중학교는 활동 수업을 할 수 있지만 고등학교에서는 활동 수업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선생님들이 많았다. 이 점은 나 역시 해결하지 못한 애로 사항이다. 강의식 수업할 때는 몰랐던 학생들의 새로운 긍정적인 면을 알 수 있고, 조는 학생이 한 명도 없이 모두 열심히 참여하는 등 장점이 많은 수업인데 이런 수업을 자주 하기 어렵다. 강의식 수업이었다면 1차시에 끝났을 텐데 영상 제작 수업을 하면서 6차시가 걸렸다. 수업 진도에 대한 압박으로 학생 활동(참여) 수업은 솔직히 한 학기에 한 번 하기도 어렵다. 만약 수학능력평가 시험 과목인데 학생 활동 수업하느라 강의식 수업을 등한시한다면 민원이 장난 아닐 것이다. 비록 우리는 해결 방안을 찾지 못했지만,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창의적이고 학생 호기심을 유발하는 수업에 대해 열띤 논의를 했다. 




 공교육이 무너졌다, 공교육에는 희망이 없다면서 개탄하고, 질책하는 소리가 많다.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선생님이 21세기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20세기 선생님들은 우리 아이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좀 더 나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오늘도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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