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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랏말싸미 Aug 08. 2023

#3 유 퀴즈 온 더 블록으로 본 아이는 부모를 닮는다

-한 뼘 성장하는 교육-

  '유 퀴즈 온 더 블록'은 내가 즐겨 보는 TV 프로그램이자 영상 수업자료이다. 연계 단원이나 인성 수업 전 학생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해 영상 자료로 사용하면 교육적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204화 해결사 편’을 보다 공감하는 내용이 있어 펜을 들어본다.




유재석: 독서 습관을 자녀들에게 키워주고 싶은데 그래서 많이 부모님들이 하시는 게 책 읽으면 스마트폰 하게 해 줄게! 이 방법은 어떻습니까?

교수: 요게 바로 대표적으로 부모님들이 조금 실수하시는 부분이에요. 사실 책을 읽게 하는 게 목적인데 이 상황에서는 책을 도구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에요. 책을 읽는 경험 자체가 의미 있고, 재미있는 것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해주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유재석: 그걸 어떻게 경험하게 해 줍니까?

교수: 예를 들면요 어린아이가 있잖아요. 엄마나 아빠가 책을 읽어주죠. 자기 전에 소리 내어 읽어주잖아요. 그럼 아이들이 무엇을 경험하는가? 내가 이렇게 책을 읽는 게 내가 엄마랑 아빠랑 옆에 자기  전에 살을 부대끼면서 목소리를 들으면서 소중한 경험이 되는 거예요. 그 경험이 책이란 참 가치 있는 것이야. 나도 엄마처럼 읽고 싶어. 아빠처럼 읽고 싶어. 이런 마음들이 들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재석: 아, 교수님 말을 들어보니 제가 참 반성하게 됩니다. 아, 저도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런 거 같아요. ‘지호야, 너 책 읽어야 해~’ 하고 ‘너 안 읽으면 안 돼. 야 읽어’하고 저는 TV를 본다 든다 하하하 그럼 지호가 ‘왜 아빠는 책 안 읽어’하더라고요. 제가 TV를 보고 있는데 방문을 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너무 당황했어요. 솔직히 들어올 줄 몰랐거든요. 그래서 애드리브로 했어요. ‘아빠 하는 일 뭐니. 아빠 TV 나오는 사람이야.’

조세호: 아우~ 뭐 맞는 얘기죠.

유재석:(민망하게 웃으며) 추접스럽죠

교수: 하하하

유재석: 제 스스로 많이 자괴감을 느꼈습니다. 주변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부모님들이 그런 모습을 많이 보여주시더라고요. 

동영상 15분 22초부터  위 내용이 나옴.                                                                            


  정말 맞는 말이다. 아이는 부모를 닮는다. 부모의 좋은 부분도 닮지만, 부모의 안 좋은 부분도 그대로 닮는다.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아이와 부모가 외적으로 닮아 유전자의 위대함을 느끼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내적의 닮음을 인지하게 된다. 아이가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타인에게 관대한 경우 부모님이 긍정적이시고, 수용적이신 경우가 많다. 성적도 아주 우수하고 교사가 봤을 때도 부족한 것이 하나도 없는 아이인데 굉장히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모든 것에 초조해하며 예민한 아이가 있다. 그런 아이의 부모를 만나면 상담 내용을 녹음하면서(사전 양해 구함) 교사의 말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이미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데도 입시와 관련된 세상 모든 정보를 알려는 듯이 조바심을 내신다.


  ‘까만 세상’(브런치북 ‘다음 생은 교사가 아닙니다.’ 제4화)의 김 군도 입버릇처럼 말했다.

  “저는 죽어도 아빠처럼 안 살 거예요. 아빠를 세상에서 제일 혐오해요. 그 사람이 아빠라는 게 창피해요.”  

  세상에 대한 자격지심인지 협박과 폭력으로 문제 상황을 해결하려는 자기 아빠 때문에 가출하면서 방황했던 김 군. 그렇지만 김 군도 문제 상황만 발생하면 자기 아빠처럼 주먹이 먼저 나가는 아이였다. 김 군 자기도 아빠를 닮아가는 자신의 모습에 더 많이 방황하고 결국 아빠로부터 벗어나려고 우리 학교를 떠나는 선택을 했다.



  아이가 나를 닮아간다는 것은 참 무서운 일이다. 무서울 정도로 큰 책임감이 수반된다. 이 세상 모든 부모는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를 가장 원할 것이다. 그 하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칠 사람들이다.


  그런데 부모인 우리는 알지 않는가? 좋은 대학에 입학한다고, 좋은 직장에 취직한다고 행복이 저절로 굴러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이만큼 살아 본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학벌이, 돈이 행복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 과정은 될 수 있을지언정 절대 행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런데 왜 우리는 아이들에게 맹목적으로 학벌과 돈이 절대적인 것인 마냥 인생의 목표로 집착하게 하는가?


  아이의 행복을 바라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 부모가 행복한 삶을, 행복하고 만족하는 인생을 산다면 우리 아이들은 행복한 삶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알고 노력할 것이다. 부모 자신은 전혀 행복하지 않으면서 아이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오늘도 너의 인생이거든. 오늘 행복하지 않으면 영영 행복은 없어.

     -공지영, 즐거운 나의 집-


  아이가 긍정적인 사람으로 성장하길 원한다면 부모가 그런 긍정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아이가 자존감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원한다면 부모가 먼저 자존감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길 바란다면 부모가 책을 가까이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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