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막내딸, 냥이(엄마 이야기 4)-
전에도 말한 적 있지만 엄마는 반려동물을 좋아하지 않으셨다. 아빠가 다람쥐를 키우셨을 때도 냄새나고, 시끄러워하셔서 아빠가 다람쥐를 야산에 방생하셨다.(#1. 그렇게 엄마와 냥이는 만났다.)
언니네가 강아지를 키울 때도 가끔 강아지를 엄마네로 데려오면 좋아하시지 않으셨다. 강아지가 배변을 잘 가리지 못하고, 물건을 깨물어 망가트린 탓도 있지만, 엄마는 강아지를 예뻐하시기는커녕 탐탁지 않아 하셨다. 아빠를 병간호하시느라 하루하루가 힘드셨던 엄마에게 반려동물을 예뻐할 마음의 공간까지는 없으셨던 것 같다. 반려동물에게 마음을 전혀 주시지 않고, 차가우셨던 엄마. 그랬던 엄마셨는데 우리 냥이는 한없이 예뻐하신다.
"냥이가 사료를 많이 먹지 않는데 이렇게 안 먹으면 영양이 부족하지 않을까? 냥이 줄 간식 좀 사 와야 할 것 같아. "
우리 냥이는 엄마를 닮아서인지 입이 짧아 사료를 잘 먹지 않았다. 그래서 그 나이에 맞는 다른 고양이들보다 몸무게가 좀 덜 나갔다. 동물 병원에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엄마는 한 걱정이셨다.
우리는 모든 고양이가 좋아한다는 츄르를 샀다. 츄르는 역시 츄르였다. 우리 냥이도 츄르를 엄청 좋아했다. 드디어 냥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찾은 것이다. 한 번 산 츄르를 냥이가 다 먹어서 다시 츄르를 샀다. 그런데 웬일인지 냥이가 츄르를 잘 먹지 않았다. 같은 맛으로 샀는데... 이상하게 이번에는 냥이가 츄르를 잘 먹지 않는 것이었다.
우리는 다시 냥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찾아야 했다. 냥이가 좋아하는 맛이 있을 거라는 기대를 안고, 우리는 여러 맛이 섞여 있는 통조림을 샀다. 여러 번의 실패 끝에 냥이 입맛에 맞는 통조림을 찾았다. 바로 참치+헤어볼 맛이었다. 우리는 냥이가 다양한 맛의 간식을 먹었으면 해서 다른 제품의 여러 종류의 간식을 사서 냥이에게 줬다. 그래도 냥이는 냄새만 맡고 입도 안 댔다.
“얘는 너무 까다로워. 뭔 놈의 애가 이렇게 입맛이 까다로운지 모르겠어. 좀 다양하게 잘 먹었으면 좋겠는데.... 완전 엄마 닮았다니까.”
사온 간식이 냥이에게 거절당할 때마다 우리 집 식구들이 단골로 하는 말이었다. 츄르도 그다지 잘 안 먹고, 통조림도 딱 한 맛만 먹는 냥이. 우리는 냥이에게 매번 거절당했지만, 꾸준히 냥이의 간식을 사서 도전했다.
수많은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다 드디어 입맛 까다로운 냥이에게 가장 좋아하는 간식을 찾았다. 우리 냥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은 습식 간식인 참치+가쓰오부시 맛이었다.
냥이는 아침 5시만 되면 기상했다. 엄마와 함께 침대에서 자다 혼자 조용히 침대를 빠져나와 거실에서 놀았다. 조용히 혼자 거실에서 놀다 6시가 넘으면 어김없이 엄마를 깨웠다. 간식을 달라고 야옹거리는 것이었다. 엄마가 일어나셔서 간식을 줄 때까지 엄마를 깨우면서 ‘야옹, 야옹’ 애처롭게 울었다. 그러면 엄마는 일어나셔서 냥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을 주셨다. 냥이는 엄마가 그릇에 간식을 주시면 설거지하는 수준으로 깨끗하게 다 먹었다.
“우리 냥이 잘 먹네. 맛있어요? 그래 잘 먹고, 잘 커야 해?”
그런 냥이를 보시면서 엄마는 마냥 귀여워하셨다. 지난번 정기 검진 때 금식하지 않아 피검사를 못해서 두 달 뒤 냥이의 피검사를 해야 했다. 엄마는 아침마다 냥이가 꼭 간식을 먹었는데 12시간 금식을 해야 한다는 소식에 걱정이 크셨다. 12시간 물도 못 마시는 냥이가 안쓰러우신 것이었다. 우리는 그런 엄마가 더 걱정이었다. 그러시지는 않겠지만 냥이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에 혹시 냥이에게 간식을 주실까 봐 걱정되어 일주일 전부터 엄마에게 신신당부했다.
“엄마 냥이 전날 밤 12시부터 금식해야 해요. 전날 주무실 때 사료와 물 다 치워주세요. 아침에 간식도 절대 주시면 안 되고요. 냥이가 아무리 야옹거려도 절대 주시면 안 돼요. 아셨죠?”
“아이고 그 어린것을... 안쓰러워서 어쩌냐.”
“냥이를 위하는 거니까 안쓰러워도 엄마 아셨죠?”
“... 알았다.”
엄마는 연신 한숨을 쉬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