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나도, 각자의 자리에서 외롭지 않기를
오늘도 ‘사춘기입니다’를 온몸으로 드러내는 두 딸에게 한바탕 얻어맞고, 결국 친정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하소연을 했다.
내 이야기를 한참 듣고 있던 엄마가 조용히 말했다.
“그래도… 그때가 좋았어.”
그 말을 듣는데, 마음이 이상했다.
어쩐지 슬프기도 하고, 조금은 두렵기도 했다.
올해 초 아빠가 돌아가시고 큰집에 혼자 남겨진 엄마.
딸들은 각자의 가정으로 흩어져 바쁘게 살고 있고,
외로움과 허전함을 견디는 일은 이제 엄마 혼자 감당해야 하는 몫이 되었다.
예전에는 힘들었다고 하던 날들—
사춘기 아이들, 시어머니, 효자 남편, 들락거리던 시동생들까지.
그때는 정신없고 지치기만 했다고 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 북적북적함이 엄마에게는 ‘살아 있었다’는 느낌이었나 보다.
나도 요즘 그런 생각을 한다.
아이들이 각자 문을 닫고 들어가고,
거실 소파에 혼자 앉아 있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헛헛하다.
몸은 힘들었어도, 엄마 곁에 꼭 붙어 있던 아기 시절이 그립다.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마음을 다잡았다.
혹시 엄마가 더 외롭지는 않을까.
엄마에게 더 자주 전화해야겠다.
그리고 언젠가 그리워하며 후회하지 않도록
아이들과 함께하는 지금 이 시간을
조금 더 소중하게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