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난 아직 준비가 안되었는데...
아침부터 큰딸의 표정이 흐렸다.
잠은 잘 자고 일어났지만, 마음은 여전히 어딘가 닫혀 있는 얼굴이었다.
어제 미뤘던 숙제는 했냐고 조심스레 물었더니 “안 했어.”
“그럼 학교 가서 할 거야?” 물으면 “몰라.” 하고 대답이 끝났다.
학교 갈 시간이 다가오는데도 침대에 누워 휴대폰만 보고 있는 아이.
예전엔 옆에서 머리 묶어달라, 옷 골라달라던 아이가
이젠 말 걸기조차 조심스러운 사춘기 소녀가 되어 있었다.
두 딸이 집을 나설 때, 나는 베란다 창문 앞에 멈춰 섰다.
늘 그렇듯 언니는 몇 발짝 앞을 걷고, 동생은 뒤따라간다.
둘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묻지도, 기다려주지도 않는다.
대신 각자 손에 핸드폰을 꼭 쥔 채 화면만 바라보며 걸어간다.
그 뒷모습이 유난히 멀게 느껴졌다.
같은 집에 살고, 같은 아침 공기를 마시는데
왜 마음은 이렇게까지 멀어져 있는 걸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싶다.
사춘기니까, 성장 중이니까, 다 지나갈 일이라고 나도 안다.
그런데도… 이렇게까지 마음이 서늘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이제 겨우 시작일 텐데, 벌써부터 이렇게 힘들어도 되는 걸까.
오늘도 나는 창문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