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은 후 인생 좌우명이 명확해졌다. 책 말미 젊은 지식인 ‘나’ 와 광산 노동자 ‘조르바’ 는 광산사업을 망한 후, 크레타섬 해변에서 둘이 어깨동무를하고 즐겁게 춤을 추는 장면은 그야말로 진정한 자유인의 모습이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 ‘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을 접하는 순간 유레카를 외치며 내 삶의 진정한 방향을 깨닫게 되었다.
개인마다 다른 정서적 반응을 설명하는 핵심적 개념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기질’이다. 기질은 유전적 특성을 반영하고, 생물학적 기초가 있으며 인생 전반에 걸쳐 안정적인 특성이 있다. TCI(Temperament and Inventory)는 개인의 고유한 인성(Personality)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심리검사이다. 안정성을 특징으로하는 이 검사를 2년전 해 보았으니 아직도 그 결과는 유효하다고 본다. 나는 기질에 해당하는 자극추구, 위험회피,사회적 민감성이 높고 그에 비해 인내력은 낮은 편에 속한다.
늘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고 도전적인 자세로 검증되지 않은 시도를 어려워하지 않는 나의 태도가 수긍되는 결과다. 운전을 하다 길을 잘못 들어가도 겁이 나는 것보다 이 길에서 뭘 발견할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길 때가 많다. 일이 어그러졌다고 생각하다가도 ‘어쩌면 더 좋은 일이 생기려는 복선이 아닐까’하며 내심 야릇한 기대가 생기는 자동적 사고 구조가 초긍정 마인드 때문이라고 여겼는데 기질적으로 자유분방하고 탐색적 흥분을 좋아하는 탓인 것 같다. 곧 퇴직을 하고 새로운 곳으로 맘껏 머물며 지내고 싶다. 휙 둘러보고 지나가는 여행이 아니라 그 장소에서 머무는 동안 뿌리를 내리고 나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새로워지는 것에 기쁘게 집중하는 그런 시간을 꿈꾼다. 그래서 나는 늘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