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랑 몸이랑 다를 때

생각은 멈추라는데, 몸은 이미 움직일 때

by 살쪄도괜찮조

가끔 이런 날이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서 스스로 다짐했어요.
“오늘은 좀 더 나를 챙겨야지.
내가 원하는 대로 하루를 보내야지.”

근데 낮이 되자 마음이 불안해져요.
일이 마음대로 안 풀리고,
사람 말 한마디가 신경 쓰이고,
뭔가 설명하기 힘든 답답함이 가슴에 차올라요.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온 게 있어요.
집구석에 있던 과자, 냉장고에 있던 달콤한 음료,
그걸 보는 순간 머릿속에서는 “먹지 말자”라는 생각이 번쩍 떠올랐는데,
손은 이미 그걸 꺼내고 있어요.

먹는 동안은 잠깐 편안해요.
짭짤하거나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고,
불안했던 마음이 잠시 조용해져요.
근데 그 시간이 지나면 바로 머릿속이 복잡해져요.
“내가 왜 그랬지?”
“오늘 하루는 망쳤네…”

몸은 무겁고, 마음은 더 무거워져요.
침대에 누워도, TV를 켜도, 아무것도 집중이 안 돼요.
계속 그 생각만 맴돌아요.
“다시는 안 해야지.”
“근데, 나 또 그러면 어떡하지…”

이럴 때 사람들은 흔히 말해요.
“그냥 참으면 되잖아.”
“의지 문제 아니야?”

하지만 이건 단순히 참는 문제만이 아니에요.
머리는 그만하라고 소리치는데,
마음은 그 순간 다른 걸 간절히 원하고,
몸은 그 마음을 따라가요.

그건 나약함이 아니라,
내가 그만큼 힘들었다는 신호예요.
말하지 못한 감정, 버텨야 했던 하루,
내가 나도 모르게 버틴 것들이 한꺼번에 터져버린 거예요.

이럴 때 필요한 건 나를 혼내는 게 아니에요.
“또 실패했어”라고 자책하는 순간,
마음과 몸은 더 멀어져요.

대신 이렇게 물어보면 어때요.
“내가 오늘 뭐가 그렇게 힘들었지?”
“뭘 그렇게 참아오고 있었지?”

그 질문 속에서
나를 조금 이해할 수 있고,
내 마음과 몸이 조금씩 같은 방향을 볼 수 있어요.

마음이랑 몸이 다르게 움직이는 날,
그건 내가 여전히 고민하고,
나아지길 바라는 사람이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에요.

그러니 오늘, 혹시 그런 날이었다면
너무 나를 미워하지 말아요.
그건 포기가 아니라,
내 안의 마음이 도움을 원한다는 신호일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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