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척했던 게 이제야 힘들어요
추석이 끝났는데도 마음이 이상하게 무거워요.
가족들 얼굴 보면서 웃고 이야기하고,
다 같이 밥 먹고, 괜찮은 척하느라 힘을 많이 썼나 봐요.
오늘은 몸이 축 처지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괜히 울컥해요.
분명히 다 끝났는데도
아직 어제의 분위기가 마음에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식탁 위에 올려져 있던 음식들,
그때 했던 말들,
다 지나간 건데 자꾸 떠올라요.
‘조금만 덜 먹을걸’, ‘그때 그렇게 말 안 할걸’
이런 생각이 계속 맴돌아요.
어제까지는 사람들이 있어서 괜찮은 척했는데
오늘은 혼자 있으니까 마음이 더 흔들려요.
괜히 뭐라도 먹고 싶고, 또 후회할까 봐 무섭고.
그런데 사실, 이게 이상한 게 아니래요.
명절 동안신경 쓰고, 참고, 맞춰주느라
몸도 마음도 다 지쳐 있는 거예요.
이제 긴장이 풀리니까 그동안 눌러뒀던 감정이 올라오는 거예요.
오늘 하루는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아요.
그냥 쉬어요.
멍하니 누워 있거나, 좋아하는 음악 틀고,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는 것도 좋아요.
명절이 끝났다고 바로 괜찮아져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아직 연휴가 남았으니까
이번엔 가족이 아니라 나 자신을 챙기는 시간으로 보내면 좋겠어요.
지금 힘든 건, 잘못된 게 아니에요.
그만큼 애썼다는 뜻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