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차려보니 밤 9시

식탁엔 빈그릇만 남았어요

by 살쪄도괜찮조

퇴근하고 집에 오니까 배도 고프고,
그냥 뭔가 먹고 싶었어요.
밥을 데우고 반찬을 꺼내면서,
과자 봉지도 하나 뜯었죠.
조금만 먹어야지 생각했는데,
손이 멈추질 않았어요.

폰으로 영상도 보면서 먹었는데
영상이 끝나도 계속 먹고 있더라고요.
배는 이미 부른데도,
뭔가를 계속 씹고 있으면 마음이 조금 덜 불안했어요.

정신 차리고 시계를 봤을 땐
벌써 밤 9시였어요.
식탁엔 빈그릇이랑 봉지들만 남아 있었고
방 안엔 음식 냄새만 가득했죠.

갑자기 조용해지니까
배는 꽉 찼는데 마음은 더 복잡했어요.
그날 이후로 퇴근길에 편의점 불빛만 봐도
괜히 조심하게 돼요.
‘오늘은 그냥 지나가자’
그 생각을 계속 되뇌이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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