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되니 속이 허전해지더라고요
오늘 하루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어요.
일하고, 사람들 챙기고, 해야 할 일만 붙잡고 있다 보니
시간이 훅 지나가버렸더라고요.
몸은 분명히 움직였는데,
제 감정은 어디에 있었는지 잘 모르겠는 그런 하루요.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니까
그제야 배가 고픈 게 느껴졌어요.
바로 밥을 먹을까 하다가도
뭔가 찝찝해서 냉장고만 괜히 열어보고 닫고,
과자 봉지도 한번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고…
입이 심심한데, 또 먹으면 후회할까 봐 망설여졌어요.
사실 이런 저녁이 꽤 자주 있거든요.
배가 고픈 건지, 마음이 허전한 건지
잘 구분이 안 되는 그런 순간이요.
그래도 예전처럼 한 번에 많이 먹고
후회하는 일은 피하고 싶어서
따뜻한 물 한 컵 마시면서 천천히 앉아 있었어요.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았다는 건 분명한데
정작 제 마음은 챙기지 못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라도 글을 남겨두고 싶었어요.
같은 저녁을 보낸 분들이 있다면,
우리 오늘 하루 고생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