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못 버텼다고 괜찮지 않은 건 아니야

가끔은 무너져도 돼,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by 살쪄도괜찮조

혹시 어제, 힘들지는 않았어?

하루를 잘 버텼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어느 날은 그냥 무너지듯이 지나가기도 해.
애써 계획했던 식단을 지키지 못했다거나,
혼자 먹는 밥이 두려워 아무것도 못 먹었다거나,
아니면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나는 날도 있지.

그럴 땐 나도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서
답답하고,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올라와.

‘나는 왜 이럴까?’
‘어제는 괜찮았는데 왜 또 이렇게 무너졌지?’
‘이러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거 아닐까?’
자꾸 내 마음을 혼내게 돼.

나는 식이장애를 겪고 있어.
무언가를 먹고 안 먹는 문제를 넘어서
매 순간 내 몸과 마음이 전쟁을 치르는 것 같아.

먹는 게 문제일 뿐인데…라고 쉽게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먹는 건 나에게 ‘삶 전체’와 연결돼 있어.
‘내가 괜찮은 사람인가’,
‘오늘도 잘 살아낸 건가’
그 기준이 하루의 식사 한 끼에 묶일 때가 많았거든.

그래서 하루를 잘 보낸 것 같다가도
어떤 날은 작게 무너지고,
다음 날은 더 크게 흔들리기도 해.

하지만
오늘 못 버텼다고,
그 하루가 괜찮지 않았던 건 아니야.

모든 날을 완벽하게 살아낼 수는 없어.
매일 똑같이 웃을 수도 없고,
늘 침착하게 내 마음을 다스릴 수도 없고,
먹는 문제를 하루아침에 다 해결할 수도 없잖아.

그러니까
가끔 무너지는 날도 필요하다고,
그게 나쁜 게 아니라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어.

그건
‘내가 약해서’가 아니라
지금 내가 그만큼 지쳐 있다는 신호일지도 몰라.
마음이 쉬고 싶다는 작은 외침일 수도 있고.

무너졌다는 걸 알아차리고,
그 순간에 스스로를 돌보려는 마음이 있다면
그건 이미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는 거야.

혹시 어제 그런 하루였다고 해도,
오늘 아침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넌 분명히 또 한 걸음, 걸어온 거야.

그러니까 괜찮아.
정말로, 괜찮아.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혹시 나와 비슷한 마음을 겪고 있다면,
하루에 한 끼라도,
한 모금이라도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랄게.

조금씩, 천천히.
가끔은 쉬어가도 돼.
오늘 하루는 그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글에는 마음이 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