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에 대하여
나는 예전부터 혼잣말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들이 자꾸 마음속에 쌓일 때면, 조용히 휴대전화 메모장을 열었다. 누군가에게 말하기엔 부끄럽거나, 내가 느끼는 감정이 잘 설명되지 않을 때면 그렇게 글을 썼다. 처음에는 나 자신을 위한 기록이었다. 마음이 복잡한 날, 속상한 날, 이유 없이 허전한 날마다 짧은 글을 적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나에게만 보이는 글. 그건 내 감정의 흔적이자 일상의 조각들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글을 남들에게도 조금씩 보여주고 싶어졌다.
‘혹시 나처럼 이런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까?’
‘이 글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도 있을까?’
그런 생각에 한 카페에 가입해서 일기처럼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멋진 글도 아니고, 깊이 있는 이야기라고 하기도 어렵지만, 진심은 담겨 있었다. 나는 여전히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지만, 글을 쓰는 동안만큼은 솔직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아주 가끔, 누군가가 내 글을 읽고 조용히 공감해 줄 때면, 그게 어떤 칭찬보다도 고마웠다.
한 번은 카페에 올렸던 문장이 예상치 못한 반응을 얻은 적이 있다.
“당신의 가치는 숫자로 정해지지 않아요.
살이 찐 게 당신을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게 아니에요.”
그 문장은 내가 가장 힘들었을 때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문장을 읽고 공감해 주었다. 어떤 사람은 “이 문장을 보자마자 눈물이 났다”라고 했고, 어떤 사람은 “힘이 되는 말이다”라고 말해주었다. 그때 처음으로 ‘내 글이 누군가에게 의미 있을 수 있구나’라는 걸 느꼈다. 그리고 동시에, 내 글이 누군가에게 읽히고 전해진다는 건 단순한 기쁨만이 아니라 책임이 따른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저작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문장은 내가 쓴 거야’라는 당연한 사실이 어느 순간부터는 ‘이 문장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바뀌었다. 요즘은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 글이 너무 쉽게 퍼지고, 누가 썼는지도 모른 채 돌아다니는 일이 많다. 그 글이 좋았다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는 게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가끔은 이름 없이, 마음도 없이 퍼져나가는 글을 보며 마음이 조금은 서운해지기도 한다.
나는 법이나 규정을 잘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저작권’은, 단지 누가 먼저 썼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글에 담긴 마음과 시간을 존중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쓴다는 건 단지 단어를 나열하는 게 아니다. 때로는 수십 번을 고치고, 지웠다가 썼다는 것을 반복하면서 마음을 담는 과정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나온 한 문장은, 쓰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소중한 의미를 지닌다. 그 글을 읽는 사람 역시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면, 우리는 저작권이라는 개념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