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런 날에도 이유는 있으니까
가만히 앉아 있는데,
괜히 마음이 무거운 날이 있다.
딱히 힘든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누가 상처 주는 말을 한 것도 아닌데
그냥 이유 없이 답답하다.
그럴 땐 나도 모르게
나 자신을 의심하게 된다.
“이 정도면 괜찮은 하루 아닌가?”
“왜 또 이러지?”
그렇게 내 마음을 또 설명하려 애쓴다.
이럴 땐 밥을 먹는 것도 애매하다.
배가 고픈 건지,
그냥 입이 심심한 건지.
무언가를 씹고 있는 동안에라도
이 마음이 사라지길 바라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 한 끼를 대충 때우고 나면
“오늘도 제대로 못 챙겼네.”
자책이 밀려오기도 하고.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다.
그냥 오늘은
마음이 어딘가 가라앉는 날이었을 뿐.
그저 그런 날도,
누군가에겐 버텨낸 하루일 수 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비슷한 마음이라면,
괜찮다고, 그 마음 혼자만의 게 아니라고
살며시 말해주고 싶다.
별일 없어도 괜히 힘든 날,
나만 그런 거 아니니까.
그저 그런 날도,
충분히 잘 견디고 있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