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몰랐던 마음이 보내는 신호
어느 날은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그냥 허전해서 무언가를 먹고 싶었어요.
몸보다는 마음이 비어 있는 느낌이었고,
그 마음을 어떻게든 달래고 싶었어요.
당근이나 양배추처럼 칼로리가 적고 오래 씹을 수 있는 야채들을
무의식처럼 꺼내 들었어요.
천천히 입에 넣고 씹으면서
“이 정도는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안심시켰어요.
사실 입은 움직이고 있었지만,
속은 하나도 채워지지 않았어요.
무언가 먹고 있으면서도
“왜 먹고 있는지 모르겠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고,
그게 또 나를 힘들게 했어요.
음식을 앞에 두고 망설이고,
먹으면서는 괜찮은지 계속 확인하고,
먹고 나서 후회하고 자책하고…
그게 반복되면
하루하루가 너무 지치잖아요.
하지만 요즘엔
그 모든 과정을
“나는 지금 이걸로 마음을 다독이고 있구나”라고
조금은 이해하려고 해요.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그 허전함 때문에 먹었다면
그건 마음이 보내는 신호였던 거니까요.
혹시 당신도 그런 날이 있었나요?
배는 안 고픈데, 무언가 씹고 있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했던 날.
먹고 나서 괜히 속상했던 날.
그 마음, 너무 잘 알아요.
괜찮아요.
먹는 것으로 마음을 위로할 수도 있어요.
그건 나약한 게 아니고, 잘못된 것도 아니에요.
그렇게라도 자신을 돌본 당신은 정말 잘하고 있는 거예요.
오늘도 버텨준 나에게,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조용히 말해주고 싶어요.
“괜찮아, 오늘은 그렇게라도 괜찮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