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먹는 생각만 해요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칠 때

by 살쪄도괜찮조

요즘 들어 하루가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를 만큼,
음식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해요.
먹고 싶다가도 무서워지고,
먹으면 후회하고,
안 먹으면 또 불안해져요.

어떤 날은 그런 내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어요.
‘왜 이렇게 못 참지?’
‘왜 나만 이럴까?’
그렇게 나를 스스로 밀어붙이곤 했죠.

하지만 상담을 받으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어요.
이건 단순히 ‘먹는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이 무너진 자리를 채우려는 시도’였다는 걸요.

나는 지금도 식이장애를 겪고 있어요.
하루 세끼를 챙겨 먹는 게 어려워요.
일반식은 여전히 무섭고,
가공식품에 익숙해져 버린 몸은
포만감을 잘 느끼지 못해요.

가끔은 나 스스로도 헷갈려요.
이게 배고파서 먹는 건지,
아니면 마음이 힘들어서 그런 건지.
그럴 때마다
“왜 이렇게까지 된 걸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요.

하지만 예전과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면,
지금은 그런 질문을 외면하지 않고
조금씩 마주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거예요.
혼자였던 시간도 길었지만,
상담 선생님, 고모, 그리고 스스로의 기록들이
조금씩 나를 붙잡아줬어요.

지금도 먹는 게 무섭고,
불안하고,
내가 무너지진 않을까 두려울 때가 있어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이렇게 생각해요.

“그래도 지금, 나는 예전의 나와는 다르게
한 발자국은 나아가고 있는 거 아닐까?”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비슷한 마음을 느끼고 있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먹는 게 무섭고
하루 종일 음식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도
당신은 절대 약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건 오히려
그만큼 오랫동안 마음이 지쳐 있었다는 증거예요.
몸이 아니라, 마음이 회복되어야
비로소 식사도, 일상도 조금씩 편안해질 수 있어요.

우리,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봐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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