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은 다 잘 먹는데, 나만 왜 무서운 걸까

식탁 앞에서 불안해지는 나

by 살쪄도괜찮조

다른 사람들은 잘 먹는다.
점심 메뉴를 고르는 일도,
음식을 앞에 두고 먹는 시간도
그저 평범한 일처럼 지나간다.

하지만 나에게 식사는
늘 마음의 파도가 이는 시간이었다.

밥을 먹기 전부터 불안했고,
한 입을 넘기는 순간에도 마음이 무거웠다.
그렇게 먹고 나면,
어김없이 죄책감이 따라왔다.
‘이렇게 먹으면 안 됐는데…’
‘왜 또 조절을 못했을까…’

이런 나를 보며
“그 정도는 다 그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 말이 나를 이해해 준다는 느낌보다는
조금 더 외롭게 만들었다.

나도 처음엔 몰랐다.
왜 이렇게 불안한지, 왜 밥이 무서운지.
그저 내가 유난스러운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다 상담을 받으며 알게 됐다.
문제는 ‘음식’ 자체가 아니었다.
살이 찔까 봐 무서운 게 아니라,
살이 찐 나를 받아들이지 못할까 봐 무서웠던 거다.
그건 단순한 체형이나 식단의 문제가 아니었다.
마음을 괴롭히는 압박감,
조절하지 못하면 무너질 것 같은 두려움,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그 뒤로는 조금 달라졌다.
배고프면 먹는 게 맞다고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내 안에 말해주었다.
때로는 실패하기도 했다.
먹고 나서 울기도 했고,
불안해서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한 날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날에도
이전보다 조금은 덜 미워했다.
이런 나라도 괜찮다고
조금 더 오래 안아주기로 했다.

혹시 지금도
“나는 왜 이것도 못하나”
“다른 사람은 다 잘하는데”라고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다면,
이 말만은 꼭 전하고 싶다.

당신이 밥 한 끼 앞에서 느끼는 그 두려움,
결코 작은 게 아니에요.
누구보다 진지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당신이기에
그 마음도 무겁고 복잡한 거예요.

우리, 지금도 충분히 잘 버티고 있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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