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날, 그냥 살아낸 것도 괜찮은 하루야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너무 피곤한 날이 있어요.
몸을 크게 움직인 것도 아니고, 특별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머리가 무겁고, 마음이 지치고, 숨 쉬는 것조차 힘들게 느껴지는 날.
그럴 땐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해요.
‘나는 왜 이렇게 게으를까?’
‘왜 이 정도도 못하지?’
‘사람들은 다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나만 멈춰 있는 것 같아.’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누군가는 그 하루 동안 사람들 틈을 피해서 겨우 숨을 돌렸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마음속에 수십 번 싸우고 울고 버텼을 수도 있어요.
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아 보여도,
우리 각자 안에서는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잖아요.
저도 그런 날이 많았어요.
그냥 하루 종일 누워있거나 핸드폰만 보다 하루가 끝나버린 날.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 느낌이 들어서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괜히 초조하고 불안해서
“이러다 진짜 아무것도 못 하게 되는 거 아닐까?”
하는 걱정까지 들고요.
하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면
그날 내가 게으른 게 아니라
그만큼 힘들었던 거예요.
지치고, 지쳐서 쉬어야만 했던 날.
몸이 말로 표현하지 못한 피로를 안고 있었던 거고,
마음도 무거운 짐을 조용히 버텨내고 있었던 거예요.
그런 날은,
“왜 이걸 못했지”라고 자책하기보다
“오늘도 버텨줘서 고마워”라고 말해주면 어떨까요?
‘살쪄도 괜찮조’라는 닉네임처럼
내 모습이 그대로 괜찮다고 인정하는 일.
그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특히 평일엔 해야 할 일도 많고
비교할 대상도 많고
나 자신을 챙기기보다 남들 눈치를 보게 되는 날도 많잖아요.
하지만 내가 나에게만큼은
“오늘 그냥 쉬었구나, 힘들었구나.
괜찮아. 그래도 오늘 하루 잘 지나왔어.”
그렇게 다정하게 말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오늘 당신이 한 ‘아무것도 하지 않은 하루’는
진짜로 필요한 하루였는지도 몰라요.
회복하는 시간,
비워내는 시간,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그런 시간도
우리에게는 꼭 필요하다는 걸
조금씩 믿어가면 좋겠어요.
하루를 잘 보내는 게
꼭 많은 걸 해내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이 다치지 않고
그 하루를 버텨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한 거예요.
그러니까 혹시 오늘도
아무것도 못 했다고 속상해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어요.
"그냥 살아낸 것만으로도 잘한 거야.
오늘도 고생했어. 내일은 조금 더 편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말,
나 자신에게도
매일 해줄 수 있었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