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마음은 그대로였어
살이 빠지면 모든 게 달라질 줄 알았어요.
사람들의 시선이 바뀌고,
나 자신도 좀 더 당당해질 줄 알았고요.
거울 앞에 서면 미소가 지어질 줄 알았어요.
그런데요. 어느 날 원하던 숫자에 가까워졌는데도
왜인지 마음은 여전히 무거웠어요.
예전엔 옷 사이즈를 몰래 숨기듯 입었고,
사진 찍는 게 무서웠고,
먹는 걸 항상 계산했어요.
무언가를 먹은 후엔 자책하고,
누군가 “많이 먹네?”라는 말 한마디에
하루가 무너져버릴 만큼 예민했어요.
그래서 ‘조금만 더’라는 말을 달고 살았어요.
조금만 더 참자, 조금만 더 빠지자.
조금만 더 나아지면 괜찮아질 거야.
하지만 아무리 더를 채워도
괜찮아진 건 없었어요.
숫자가 줄어도
불안은 줄지 않았고,
거울을 봐도
맘에 드는 날은 오지 않았어요.
결국 내가 괜찮다고 느끼려면
몸이 아니라 ‘마음’이 편해야 했어요.
요즘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어요.
완벽하게 회복되진 않았지만,
이젠 예전보다 내 마음을 좀 더 들어봐요.
무조건 참기보단 “오늘은 내가 뭘 원하지?”
조금씩 물어보려 해요.
좋아하는 걸 먹고 싶을 땐,
“그래, 오늘은 이 정도면 괜찮아”
말해주려고 해요.
처음엔 어색하고 어렵지만,
그 말 한마디가 내 하루를 살려줄 때도 있거든요.
날씬해지는 게 목표였던 예전엔
늘 부족하고 괜찮지 않았어요.
지금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아직 불안해도
괜찮다고,
살쪄도 괜찮다고
하루에 한 번씩 마음에 속삭여요.
오늘도 그 말을
나에게 한 번 더 해볼게요.
지금의 나도 괜찮아.
불안해도 괜찮아.
살쪄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