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색감의 이름만 들어도, 행복
아이보리와 라일락보라색의 부들부들하고 포근한 사랑스러운 느낌을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색감의 이름들만 들어도 마음이 부들부들 몽글몽글해지는 걸 느낀다. 이러한 색감은 꼭 어릴 때 안아주던 엄마의 널찍하고 따스했던 품 같다. 아버지의 품이 푸르고 넓은 청량한 에메랄드빛이라면, 엄마 품은 꼭 이러한 색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유독 좋아하는 색이 어릴 적부터 파스텔 톤이었다. 나와 달리 동생은 쨍하고 채도 높은 샛노란 개나리색과 진하디 진한 푸른색 청바지색을 좋아하곤 했고, 그래서인가 어릴 때부터 나는 핑크색 통 넓은 나팔바지를 입는가 하면, 동생은 꼭 불편하디 불편할법한 멜빵 청바지를 고수하곤 했다.
우리는 그렇게 어릴 때부터 각기 다른 색을 고수하고 좋아해서 서로 다투거나 싸우는 일이 물건이나 취향에 대해서는 없었다. 그래서 지금도 나름대로 조화로운 듯 다른 우리의 모습대로 살아가는 걸까? 어쨌든 색만으로도 그 사람의 성격, 성향, 취향이 드러난다니 참 사람이란 신기한 생물체인 것 같다.
사람만큼 신기한 생물체가 또 뭐가 있을까. 하다가 '없다'는 답을 쉽게 내리곤 한다. (이럴 때 보면 참 단순한 생각과 답이다) 다시 색이야기로 돌아와, 나는 색을 여러 가지로 활용하고 취하는 일을 좋아해서 다양한 색감의 옷도 좋아하고, 다양한 알록달록 포스트잇과 마크펜 문구류를 좋아하곤 한다. 공부도 알록달록하게 메모하고 체크하고 라인을 긋는 탓에 무지개색의 향연의 노트가 되곤 한다. 공부를 진짜 잘한다면 정말 중요한 색 두세 가지 만을 쓴다는데, 이번생은 색을 너무 좋아해서 공부 잘 하기는 글렀다. 하하.
언젠가 드림하우스를 가지게 된다면, 저렇게 아이보리의 이불과 라일락보라색의 이불로 조화를 이루게 침실을 꾸미고 싶다. 가장 집에서 좋아하는 공간이 침실인 만큼, 좋아하는 색만으로 아늑하게 가꾸기를 바라본다. 오늘로써 또 이렇게 좋아하는 취향을 명확히 할 수 있어 의미 있는 글쓰기였다. 그대들의 최애색은 어떠한 색인가? 생각해 보면 단순한 답이 있으리라. 가장 가까이에 자주 하는 물건들을 관찰해 보시길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