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엔 말린 장미를 거꾸로 매달아
개화시기는 지난 지 오래인 장미를 말리고
그 말린 꽃을 거꾸로 매달고는
백야를 여행하듯
빗소리를 귓바퀴에 적다가
음표 하나, 빗방울 한 방울을 베개에 그려 넣는다
잠이 덜 깨인 오전엔
비가 덜 개인 하늘에 소곤대듯
음표 하나 빗방울 한 방울을 베개에 적는다
말린 장미같이 향기 없는 마른 몸
그 몸을 털썩 뉘이곤
향기 없는 장미에 코끝을 대듯
밤새 걷던 기억 여행
빗속을 떠도는 그런 여행길에
또 향기 날아간 말린 장미를 코끝을 대고는
그 세계의 묘한 기억을 추적이듯 비냄새를 맡으려 말린 장미에 얼굴을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