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을 보시던 아버지께서 광고에 뜬 신발 하나를 해외 배송으로 시켜달라고 부탁하셨다. 무엇이든 다 인터넷으로 시킬 수 있는 세상이지만 신발만큼은 직접 신어 보고 구매하기 마련인데, 인터넷으로 주문한다는 건 그만큼 위험부담이 큰 행위라 서슴없이 시켜드리기가 여간 고민되는 게 아니었다. 그러나 후기를 꼼꼼히 보고 얼추 맞으시겠거니 한 치수를 골라 주문을 해드렸다. 열흘이 못 된 날이었을까? 도착한 신발을 아버지께서는 신어보셨고 맞지 않으셨는지 그 후로 신발은 계속 신발장에 버려지지 않은 채 머물러있어야 했다.
맞지 않는 것이 무수히 널린 세상이다. 헐렁해진 양말, 헐거워져서 촘촘하게 빗겨지지 않는 머리빗, 채소를 야무지게 썰기엔 너무도 더뎌진 칼날 끝. 관계도 그러하다. 더 이상 제 몫을 다할 수 없는 관계가 있다. 헐거워진 양말을 아무리 겹겹이 신는대도 몇 발 자국 걷다 보면 벗겨져 쌀쌀한 발바닥을 마주하듯이. 우리 사람 사이도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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