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512 #건축노트
동-서로 늘어진 땅에 북쪽도로가 바짝 붙어 있다. 안타깝게도 이 땅은 이면도로 한쪽 귀퉁이에 움츠린 채로 몸집이 큰 건물들 뒤로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사람들 눈에 쉽게 띄는 무대가 마련되지 못하니, 잠깐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겨보자’ 그렇게 프로젝트의 목표는 이 땅의 구원으로 시작되었다.
한 뼘의 면적도 용납하지 않았던 흔한 근생 건물이 아니라, 공간에 틈을 내고 방문객이 경험할 특별한 경험에 집중했으니, 그 이름하여 양재동 시크릿 가든. 그래서 입구 위치를 대지를 가로질러 건물에 진입하여 뒷마당에 조성한 조경을 마주하게 유도했다.
하지만 역시 건축주를 설득하기란 쉽지 않았다. 가끔 이런 도시 공유공간을 그 만들면 면적을 제외해 주거나 건물을 더 크게 지을 수 있는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여긴 예외다. 이런 공간 하나하나 건축주의 주머니를 쥐어짜내야 한다.
건축학부 5년 동안 우리는 외부공간을 많이 조성하고 도시에 내어줄 수 있는 건축이 좋은 것이라 교육받는다. 수많은 사람이 찾는 공공건축물은 대개 그렇다. 하지만 도시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런 평범한 건물 숲 속에서 살아간다. 건축완화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런 평범한 건물들이 가장 고통 받고 있으며 그 절규는 고스란히 우리의 삶으로 돌아온다.
건축가들을 앞세워 좋은 도시를 그려내라기 전에 적어도 그들이 그릴 수 있는 충분한 종이와 펜을 먼저 쥐여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