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와 건축

#240623 #건축답사

by 정태권

지난주, 우연한 기회로 이로재건축에서 진행하고 있는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을 다녀왔다. 아직 준공되기 전이지만 그 모습과 존재감이 고상하고 기품 있기에 많은 건축가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틀림없었다. 이곳을 설계한 승효상 건축가께서 직접 공간을 설명하겠다 하시니, 그야말로 내 인생의 천재일우 같은 기회였다.



‘피정(避靜)’, 피세정념(避世靜念)의 줄임말로, 사람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곳에 머무르며 수양하는 것을 뜻한다. 승효상 건축가는 단어의 기원과 어원에서 공간의 모습을 충분히 상상한 뒤에야 펜을 잡는다고 한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일상의 경계에서 벗어나 안락과 안정을 취하길 바라는 장소가 되길 바랐다. 그래서 건축가는 이 집을 ‘경계 위의 집’이라 이름 지었다. 꽤 가파른 언덕 위에 길게 늘어뜨린 모습으로 앉힌 이 건물은 사람들의 일상과 비일상 사이에 놓인 작은 문이었다. 그야말로 ‘성 베네딕도회 피정센터’라 이름에 걸맞은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언젠가, 건축이 언어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작은 단어가 모여 문장이 되고 그 문장이 쌓여 글이 되고, 그 글이 남아 역사가 되듯, 언어와 건축은 태생부터 사후까지 그 운명을 함께 공유하고 있음을 느낀다. ‘모든 진리는 언어에 있으며, 언어는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오는 것’. 마지막 승효상 건축가의 말을 비추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나의 건축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할 수 있었던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



#승효상건축가 #성베네딕도회왜관수도원 #이로재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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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베네딕도회왜관수도원_승효상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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