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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Mar 14. 2024

쇼핑도 하고 환경도 지키고?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211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 십 일 번째



무엇을 살까... 안경을 바로 잡으며 연신 띄워 놓은 인터넷 창을 살피지만 연달아 열어 놓은 창이 너무 혼란스러워 다시 닫기를 누른다. 그러다가 문득 놓친 창을 닫게 되면 그것만큼 슬픈 일은 쇼핑사(史)에 또 없다. 그래서 요즘엔 최근 본 제품을 다시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해당 사이트 내에서 본 상품들이지, 비교하다가 어느새 타 사이트의 제품을 보다가 그랬다면 예전에는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찾으려 헤매기도 했다. 컴맹이라서 최근에서야 인터넷 검색기록이란 것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각자 쇼핑스타일이 다르다. 그냥 처음 본 것이 계속 맘에 걸리니 바로 사버리는 경우, 혹은 하나하나 비교해 가며 사는 경우 등등 나는 후자 쪽에 가깝지만 처음 혹은 초반 부에 꽂히는 것이 계속 눈에 들어와 돌고 돌아 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택배시간이 지나서야 왜 이제 구매했는지 땅을 치고 후회하는 것은 덤이다. 가끔은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가격 비교를 해주는 사이트를 들어가기는 하지만 가격대가 크지 않은 이상에서야 직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런 경우가 있다. 너무 이리 재고 저리 따지다가 고르고 골라 물건을 택배로 받았지만 어쩐지 별로 맘에 안 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참 이성에 너무 의존한 소비로 에너지만 빨리는 경우도 있어서 적당히 몇 개로 추리면서 산다. 요즘엔 해외직구도 워낙 빠르게 도착하다 보니 직접 사게 되면 그동안 얼마나 마진을 남겨먹었는지 참 너무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치 작은 사회의 어두운 점처럼 작은 시장의 불합리함도 느껴진다.


가성비라고 최대한 따지면서 산다지만 요즘엔 정작 가성비가 아니면서 가성비라고 자칭하며 나오는 물건도 많다. 그리고 누구보다 유행에 민감하고 시장에 민감한 업체들은 그런 점을 잘 알기에 분명한 가성비의 한계를 마련하기도 한다. 특히 윗 등급 자사 제품과 엄연히 구별하기 위한 작업은 충분히 해놓는 경우가 다반사다. 가전제품이나 누구나 알법한 메이저 업체들 같은 경우는 분명하다.




가끔은 USB하나 사는데 택배상자에 완충재에 겹겹 포장까지 벗겨내면 바닥에 쓰레기가 한 보따리이다. 배꼽이 더 큰 경우 환경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대통령이던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 전 대통령이 말하듯 "모든 이가 미국인처럼 소비하려면 지구가 여러 개는 필요할 것이다."처럼 이 말이 소비 과잉을 꼬집는 것인지 환경비판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까먹었지만 무엇을 뜻하든 들어맞는 것 같다.


자본주의 시장의 풍요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나라 한 국민으로서 그 나름대로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끔 북극곰이 빙산 한 조각에서 낑낑거리고 있고 저 멀리 태평양에 위치한 투발루라는 섬나라가 가라앉기 일보직전이라는 메시지는 주체를 못 하는 욕망이 자멸로 가고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는 듯했다. 또 위선적인 환경이슈도 한몫한다.


친환경이라면서 친환경 제품을 친환경이지 못한 방법으로 패키징하고 배송하는 것은 과연 친환경이 맞는지도 참 의문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착각한다. 자기가 친환경적으로 소비하고 있다고 돈을 주고 위로를 받는다. 그러고선 얼마 안 가 친환경 제품의 다른 버전, 다른 디자인을 구매한다. 내 방 책상에 다른 디자인의 텀블러가 각각 놓여있는 것을 보고 그동안의 환경 개선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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