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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Mar 18. 2024

워뗘? 산뜻하잖아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215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십 오 번째



개-운한 종합학력시험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바싹 긴장하고 "혹시 떨어지는 거 아녀?!"라는 생각으로 학교를 갔지만 오픈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한결 편안해졌다. 물론 오픈북 시험이 결코 쉬운 시험이 아니라는 점을 다들 아실 테지만 오늘 치른 시험은 자유로운 서술형이라 그만큼 더 개운하게 쓰고 왔다. 아 그래서 떨어지면 어떡할 거냐고요? ㅏ....




부정하고 싶어도 희한하게 당기는 그 무엇이 있기 마련이다. 요즘에는 색깔에 대한 것인데 예전에는 "좋아하는 색이 뭐예요?" 하면 딱히 떠오르지가 않았다. 초록색 파란색? 그런데 어느새 베이지색을 좋아하게 되었고 주황색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베이지가 주는 따스함, 오렌지 주황색이 주는 아기자기함? 그런 색이 왠지 다른 색을 좋아해 볼까 하다가도 이상하게 계속 끌린다.


과일도 오렌지랑 귤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뭔가 디자인적으로 세련된 색이라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지금도 공장에서 찍어 나오는 플라스틱의 흔한 주황색이라지만 산업디자인 측면에서 혹은 그냥 퍼스널 선호 색깔로도 좋은 색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코트도 베이지색이 많고 패션세계도 그런 색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각자만의 좋아하는 색깔이 있으실지도 모른다.


싫은 데 이유가 있나?라는 느낌처럼 이 두 가지 색을 좋아하는 데에 귀인하고자 해도 별다른 이유 없이 왠지 모를 끌림이다. 붉은색은 너무 강렬하고 다홍색은 좋아한다. 생각해 보니 어느 새도 아니네. 왜냐하면 초등학생 때 크레파스를 기억해 보자니 다홍색 하고 금색이 유이하게 닳고 닳았던 것 같다. 그렇다! 초등학생 때도 좋아했다. 베이지를 좋아하는 것도 금색에 기초한다. 독특한 걸 좋아해서인가? 모르겠다.




억지로 짜 맞추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 네덜란드 국기가 오렌지색이고 오라녜(오렌지) 왕가라고 부르듯이 네덜란드를 좋아하는 경향도 있었는데 이 역시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강소국이었던 세계를 호령하던 조그마한 나라를 좋아했던 것도 있다. 다만 오렌지 색깔을 좋아해서 오라녜 네덜란드가 아니라는 점이다. 어원이 다르지만 표징으로 동명이었던 오렌지색깔을 정한 것이라고 한다.


베이지색도 아늑한 느낌과 고급스러운 느낌 때문에 좋아하게 되었는데 검색해 보니 주황색도 그렇고 베이지색도 그렇고 빨간색과 노란색 쪽이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두 색 모두 딱 원색 계통이 아닌 스펙트럼 그 어딘가에 있는 색들이다. 비약하자면 직관적이고 싶으나 촌스럽지 않게 보이려는 듯하고 의견을 주장하나 온건하게 보이려는 듯한 의미일 수도 있다.


그런데 말했다시피 굳이 이유를 찾아보면 그렇고 그냥 좋아한다. 그래서 앞으로 기호식품 찾듯이 무언가를 구매하게 되면 이제는 당당히 나 이 색 좋아해요라고 표현할 수 있게끔 나를 단련시키고 싶다. 그 의미는 나를 표현하는 데 있어 건강하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주변 시선도 생각하라는 말도 맞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색깔로 표현하는 것은 건강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차를 사게 된다면 도전해볼 만할 것 같다. 취향입니다 존중해 주세요 제발.


성장일기 7권을 마무리 합니다 8권에서 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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