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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인 Apr 17. 2023

MBTI vs 사주 중에 뭐가 잘 맞냐고?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최근 티빙(Tving Original)에서 방영하고 있는 <MBTI vs 사주>라는 실험 다큐 프로그램 1화를 시청했다. 나를 알아가는 도구 중에 무엇이 더 잘 맞을까라는 걸 150명의 mz 세대를 대상으로 실험하는 프로였다. 이 프로그램이 시작한다는 걸 알았을 때 첫 번째로 드는 생각은 ‘와, 사주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정말 커지고 있구나’와 두 번째는 ‘이거 자칫 사주 명리의 위상과 명성을 떨어뜨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둘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가장 와닿는 표현으로 말하자면 MBTI는 16가지뿐이고 사주는 518,400가지이다. 어디 16개가.. 518,400개와 더 맞네, 안 맞네로 비교가 가능할까. 심리학 도구로써 사람의 성격 유형을 16가지로 단순하게 유형화시킨 것과 유형화되지 않은 사주와의 비교가 전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만일 원국 사주팔자 8개의 글자를 유형화시켰다고 한들 각 글자마다 작용하는 상생상극과 합충 변화를 어떻게 유형화시킬 것인가? 그리고 대운마다 변화할 수 있는 격, 생극, 합충 변화 등 이 모든 것을 어떻게 유형화시켜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MBTI vs 사주


MBTI는 심리 검사 도구로 성격을 단순화시킨 걸 알기 때문에 MBTI가 옳다, 그르다를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다. 애초에 비교 자체가 안 되는 것 가지고 비교를 하고 있으니 잘못된 실험 방식이라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MBTI는 4지 선다(또는 5지 선다) 질문에 따라 자신의 행동 양식에 맞는 답을 고르는 방식으로 산출한 성격 도구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mbti는 후천적으로 형성된 나의 성격을 바탕으로 객관식 문항에서 고른 답으로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날의 기분과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결과가 그때그때 달라질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후천성'이 크게 반영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여러 성격/적성 검사를 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그 검사는 이미 후천적으로 영향을 받은 후에 선택하는 설문조사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나의 ‘본질과 정체성’이 무시당한 검사 결과지를 받아볼 수도 있는 노릇이다. 하지만 사주는 그렇지 않다. 내가 태어나자마자 탯줄을 끊는 그 시각(년/월/일/시)의 자연계의 기운이 사주팔자 여덟 글자로 부여되어 자신의 성향과 기질이 결정된다.


MBTI vs 사주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내가 어떤 기질을 갖고 태어난 것과는 별개로 후천적 환경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아닌 경우도 물론 있다) 하지만 지금 mz 세대들은 이렇게 말한다. 


직장에서의, 사회에서의 내 모습이 아니라
진짜 나를 알고 싶어요


바로 이것이 <MBTI vs 사주> 프로그램의 핵심 콘셉트이다. 자신의 '찐' 기질과 성격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후천적으로 형성된 성격을 알려주는 MBTI 도구로는 진짜 원하는 자신의 모습을 알려주지 못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좀 더 과장하면 성장해서 내가 만든 가면이 어떠한지 확인하는 용도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후천성이 부여된 MBTI 결과도 ‘나’이고 정체성(일간)과 환경에 따른 성격(월지)을 알려주는 사주 간명 결과도 ‘나’이다. 둘 다 내가 맞지만 결론적으로 비교 대상이 못 된다는 걸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진짜 '나'를 알고 싶다면 사주를 봐야 한다는 점도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다. 필자도 '나'에 대한 궁금증으로 사주 명리 공부를 시작했었고(Mz 세대입니다), 지금은 너무 잘 알고 있어 성격과 적성에 맞는 직업을 준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솔직히 1화 리뷰를 하고 싶어 이 글을 쓰고 있지만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다. 다음 글은 프로그램에서 수행한 실험을 분석하는 글로 찾아오겠다. 


(다소 주관적인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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