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 놔두고 카페에서 일해요

집중만 할 수 있다면

by 다인



오늘도 카페로 출근했다. 요즘 작업실을 잘 가지 않는다. 창문이 없는 5평 남짓한 공간이 언제부턴가 답답해졌다. 겨울의 추위도 무시할 수 없다. 요즘 같은 날씨의 사무실 문을 열자마자 온도계를 확인하면 10도다. 따뜻해질 때까지 시간이 걸리고.. 실내 공간이 이 정도면 화장실을 가는 게.. 너무 춥다. 10년 전 회사 화장실이 너무 추워 입사 2주 만에 그만뒀던 일이 생각난다(물론 이보다 더 큰 이유도 있었다). 그때 화장실은.. 좌변기가 아니었다. 사옥을 지은 회사였는데 화장실을 그렇게 만들어 둔 게 당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겨울의 작업실 상가 화장실을 갈 때면 꼭 그 회사가 떠오른다. 그럴 때마다 잘 관뒀다고 생각한다.


작업실은 30년 전에 모친이 일산 신도시 개발 당시 사두었던 상가 사무실을 넘겨받은 곳이다. 내가 공유 오피스를 전전할 때 마침 엄마가 세입자가 장기간 들어오지 않아 나보고 쓰라고 하셨다. 월세 부담은 없어 감사히 잘 사용하고 있지만 이런 겨울에 이용하는 건 여간 쉽지 않다.


요즘은 집에서도 잘 집중되지 않는다. 날씨가 추워져서 한동안 집에서만 일을 했는데 그 답답함의 여파가 지난주에 터져 이후론 집 근처 투썸으로 출근한다. 이곳은 층고가 높고 공간도 넓다. 노트북석, 콘센트 좌석이 잘 되어 있다. 주변 소음이 거슬릴까 봐 걱정했는데 막상 와보니 넓은 공간 덕분인지 사람들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집중이 잘 됐다. 당이 필요한 날은 바닐라라테를 마신다. 오늘은 포근하고 따뜻한 우유가 먹고 싶어 라테를 주문했다.


새로운 작업 규칙을 만들었다. 한 곳에서 최대 3시간 이상 앉아 있지 말자이다. 움직이기 귀찮아 어딜 가나 ‘고정적인’ 장소를 찾는 편이다. 그동안 집에서, 그리고 작업실에서 일을 했던 이유다. 그러나 오래 머무른다고 일이 잘 되는 건 아니었다. 그걸 근래에 깨닫고 무조건 ‘효율’을 중요시 여기자 마음먹었다. 일을 분야로 나눠서 이행하기 때문에 토막으로 시간을 쓰기에도 그 방향성이 맞았다. 혼자 일을 해보니 내 집중력은 2시간이 최대고 3시간을 버티지 못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지만이 한숨 돌리고 일을 할 수 있었다.


기껏 세팅해 둔 사무실을 가지 않아 마음의 죄책감이 있었다. 혼자 일을 시작한 지 여러 해가 되다 보니 외로운 탓인지? 추위 때문인지? 창문이 없어 답답함 때문인지? 핑계야 대면 많겠지만, 핑계를 찾으며 합리화할 시간에 어떡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게 나았다. 그러다 찾은 게 카페였다. 한동안은 이곳을 잘 이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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