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5년은 무탈하게 지나갔다. 큰 잡음 없이 조용히 할 일을 하며 보냈다. 상반기에 잠깐 잡음이 있었는데 그건 내가 만든 마음의 소리였다. 무엇에 홀린 것처럼 원고 쓰기에 혈안이 되었고 자칫 일을 크게 벌일 뻔했다.
세상에 돈 되는 일만 할 수는 없다며(꼭 돈 못 버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한다. 나처럼), 뭔가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안방 남자와 잠깐 도모를 했다가 현실을 깨닫고 이내 본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일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도파민이 폭발할 준비를 마쳤던 터라 잠잠해질 때까지는 시간이 다소 필요했다.
정신없는 상반기였지만 오히려 그 덕에 내가 가야 할 방향성은 명확해졌다. 특히 원고의 방향성이 많이 바뀌었는데, 주변 작가님들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는 나만의 정체성이 담긴 글, 그리고 내가 연구하는 분야의 전문성이 녹아든 글이야말로 나도 잘 쓸 수 있고 사람들도 읽고 싶은 글이 될 거라는 말을 깊이 새겨 들었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은 이미 평범했다. 물론 그 안에서 나의 특이점을 드러낼 수는 있겠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공감은 살 수는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즈음 명리 스승님과 그 제자들과 줌 스터디를 했는데, 더 깊이 있는 상담을 위한 좋은 발판이 됐다. 시작 전까지도 참여를 고민했지만, 스승님을 믿고 도전한 선택이 큰 도움이 됐다. 현업으로 상담을 하는 사람은 당시엔 나뿐이었지만, 오히려 내가 더 많이 배운 시간이었다. 수업 막바지에는 다들 바쁘시고 나 역시 개인 사정으로 끝인사를 제대로 드리지 못했는데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하반기에는 그 어느 때보다 상담을 많이 했다. 기존 고객분들께서 재차 찾아와 주시고(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또 어떤 분들은 블로그에 후기 글을 직접 올려주셔서(이 또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생각지 못한 홍보 효과가 됐다(1일 방문자 수가 1,000명이 넘는 파워블로거들이 계셨다). 하루 상담 건수를 정해놓고 해서 예약이 밀리기도 했는데 상담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처음 겪는 일이었다.
한 분 한 분, 그 사람의 입장에서 역학 상담을 하면서 그 사람의 인생을 머릿속으로 그리는 시간을 갖는다. 에너지 소모가 크지만, 도움이 됐다는 피드백 한 마디를 들으면 보람은 더 컸다. 더 깊이 연구하며 상담하겠다고 다짐, 또 다짐한다.
대학원 박사 과정도 어느덧 1년이 마무리되었다. 아직 2년 과정이 남아 있고, 이제는 논문의 방향성을 정해야 할 시기이다. 다만 현재 남편과 2세 준비를 하고 있어 대학원과 병행하는 건 무리라는 판단이 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야 하는 작업이기에 중요한 과정을 마친 뒤 학업에 전념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조만간 교수님께 휴학 의사를 말씀드려야겠다.
가장 크게 변화한 건 사람들과의 만남이었다. 나도 어울리기 좋아해서 20대부터 지금까지 이 사람, 저 사람 가리지 않고 많이 만나왔다. 30대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줄여왔고, 작년엔 그 폭을 더 줄였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내가 좋아하는 혹은 나를 아껴주는 사람, 내게 중요한 사람으로 관계가 추려졌다. 좋은 사람들만 남았으니 잡음 없이 평화롭게 보냈던 것 같다. 신기하게도 지금 만나는 인연들이 대부분 부부 동반이라는 것이다. 좋은 사람들 곁에 각자 좋은 배우자를 만나, 모일 때마다 남편과도 함께 할 수 있었다. 부부끼리 같이 살아가는 즐거움과 고충을 나누어 지금 이 시기에 가장 편안한 만남이 되어주고 있다. 이 관계들이 오래 이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앞으로는 몸 관리에 열의를 다할 것 같다. 작년 5월부터 필라테스를 꾸준히 하고 있다. 한 가지 운동을 오래 해본 적이 없는데, 지금의 선생님이 인품이 좋으시고 내 성향과 잘 맞는다. 무리하지 않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체력을 존중해 주며 점진적으로 단계를 밟게 해 주신다. 무엇보다 2세 계획에도 적극적으로 맞춰 코어 운동 위주로 지도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2026년의 소원은 '무탈'이다.
일도, 건강도, 그리고 내 주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무탈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 나 또한 주변의 잡음보다는 내실에 집중하는 한 해를 보내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