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낙엽
떨어지는 낙엽이
제 할 일 하고 아름다운 가을을 만드네
가지에 붙어 있을 때도
아름다웠는데
마지막 떨어지는 순간도 아름답네
본인의 몫을 다 했기 때문일까
어린 나무는
세상을 붉게 물들인 낙엽을
부러워하네
되고 싶어 하네
열매를 맺고
잎에 색까지 칠하려면
아직은 머나먼 이야기
무채색에서
유채색으로 가고 있네
어떤 색으로 물들일지는
어린 나무는 모르네
그저 가을 색처럼
세상을 수놓는 아름다운 색이길
제 할 일 끝내고
장렬히 바닥으로 누울 때도
아름다운 색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