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초등학교] 5화 사건의 도화선

작은 실수의 시작

by 동룡

그날은 아주 작은 실수에서 시작되었다.

점심시간. 햄버거를 급하게 먹은 후, 급식 우유를 털어 넣던 수빈.
실수로 손에 쥔 우유팩이 미끄러졌고, 그 방향은 형준의 책상 쪽이었다.

“야야야야야야야야야야!!!”
형준은 거의 괴성을 질렀다.
“내 슬램덩크 1권이잖아!!!”

책은 우유를 흠뻑 먹고 있었다. 페이지는 달라붙었고, 표지는 울었다. 형준의 눈도 울고 있었다.

“야… 네가 뭔 짓 한 줄 알아? 이건…”

수빈은 계속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형준의 눈은 이미 살기를 품고 있었다.

그날 또 하나의 사고가 벌어졌다.
쉬는 시간, 규만이 소중하게 보관하던 ‘철권 태그 1’ 정품 CD.
PSP에서 꺼낸 후 책상 위에 잠깐 올려두었는데, 나래가 지나가다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리고 CD 위에 발을 딛고 말았다.

“딱!”

정확히 반으로 갈라진 CD.
규만의 멘탈도 같이 갈라졌다.

“… 이건… 이건 진짜… 너…”

나래는 허둥지둥 “미안해… 진짜 미안해…”라며 고개를 숙였지만,
규만은 말없이 CD 조각을 들고 자리에 앉아 PSP를 꼭 쥐었다.

그리고 그날 하굣길.

“형준아, 걔네 둘 진짜 너무하는 거 아냐?”

"당연하지 … 진심으로 공감한다."

“우리만 손해 보고 사냐?”

“그래. 우리도… 좀 뭉쳐야지.”

우덕이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나만 이상한 거 아니었지?”

그날 이후, 규만과 형준은 우덕과 함께 수빈과 나래를 대놓고 무시하기 시작했다.

책상 밑에 발을 내밀어 넘어지게 만들고, 물건을 숨기거나, 일부러 지우개를 던져 맞추는 사소한 행동들이 쌓여갔다.

심지어 쉬는 시간에는 셋이 짝짜꿍처럼 웃으며, 나래의 자리 근처에 모여 앉아 대놓고 루비코를 조롱했다.

“야, 햄버거 주문하면 변신되는 거냐?”
“철권은 부셔도 마법으로 복구되나 보지?”

성곤은 여전히 교과서를 읽는 척했고, 태연은 시선을 돌렸다.
교실은 더 이상 단순한 침묵이 아닌, 서서히 썩어가는 공기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냄새를, 똑똑히 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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