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초등학교] 4화 짝을 괴롭히는 아이

마법소녀와 인성 없는 반

by 동룡

쉬는 시간. 나래는 평소처럼 조용히 자리에 앉아 루비코 소설을 읽고 있었다.
책 속 마법사가 소녀의 손을 잡는 장면에서, 갑자기 책장이 휙 날아가며 바닥에 떨어졌다.

우덕이었다.

“야, 너 그거 아직도 보냐? 초등학생이 뭔 연애야?”

우덕은 책을 집어 들고 뒤표지를 보더니 킥킥 웃었다.

“이거 남주 이름이 ‘루비안’이야? 이름 왜 이래, 루삥뽕은 없냐?”

나래가 조용히 손을 뻗자, 우덕은 책을 허공에 던졌다.
책은 바닥에 툭 떨어졌고, 나래는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주웠다.

다음 날 아침. 나래가 책상 서랍을 여는 순간, 안에서 불량식품 봉지와 찢긴 종이조각이 쏟아져 나왔다.

‘루비코 실사화 실패작’
‘마법소녀는 유치원에서 끝내야지’

‘저주도 못 거는 놈이 마법사냐’

누가 봐도 우덕의 필체였다.
나래는 말없이 가방에서 다시 루비코 책을 꺼내 펼쳤다.
표지는 이미 접힌 자국이 나 있었고, 페이지 한 귀퉁이는 물감인지 피인지 모를 얼룩으로 더러워져 있었다.

우덕은 뒤에서 킥킥 웃었다.

“오늘도 마법 부리냐? 그럼 나 좀 없애봐라~ Abrakadabra~!”

급식 시간. 나래가 자리에서 일어나 쟁반을 들고 이동하려던 순간,
우덕은 일부러 자기 의자를 뒤로 빼며 이나래의 다리에 걸쳤다.

“어이쿠, 실수~”

쟁반은 흔들렸고, 국물이 흘러넘쳤다.
우덕은 재빨리 옆으로 피하며 말했다.


“어유~ 국물이 마법처럼 튀었네. 조심 좀 하지 그러냐, 루비코 마녀님?”

주변 아이들은 아무 말 없었고, 선생님은 부재중이었다.
이나래는 입술을 깨물며 다시 국을 따라야 했다.

성곤은 창밖을 보며 중얼거렸다.

“우리 반은… 정말 인성 있는 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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