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리더를 뽑는 날
며칠 뒤, 교실에는 다시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늘은 바로, 반장선거 날이었다.
“자, 출마할 사람~?”
가장 먼저 손을 든 건 김성곤이었다.
“우리 반을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교실로 만들고 싶습니다.
약속은 꼭 지키겠습니다.”
목소리는 작았지만, 말투는 단호했다.
곧이어 태연도 조용히 손을 들었다.
“성곤이를 보좌해서, 우리가 편안한 교실이 되도록 돕겠습니다.”
짧지만 진심이 담긴 연설이었다.
그때, 분위기를 휘저으며 우덕이 나섰다.
“1인당 연필 3자루 보급!
문방구 1.5배 적립!
우덕패스 소지 시 특급 혜택!!”
연설은 다단계를 연상시킬 정도로 화려했고,
한껏 끌어올린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쳐났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아무도 몰랐다.
교실 한쪽, 형준은 책상에 드러누워 말했다.
“아 몰라~ 누구 뽑든 내가 할 건 체육밖에 없지~”
지수는 조용히 수첩을 꺼내
후보별 장단점 평가표를 적고 있었다.
연설이 끝나고,
아이들의 인생 첫 투표가 시작됐다.
작은 손으로 종이를 받고,
연필로 꾹꾹 눌러 이름을 적는다.
누군가는 손이 떨렸고,
누군가는 몰래 옆을 힐끔 보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결과가 발표되었다.
반장: 김성곤
부반장: 김태연
박수가 교실에 쏟아졌다.
성곤은 수줍게 고개를 숙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모두가 함께하는 반 만들게요.”
그 옆에서 태연은 작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우덕은 삐진 표정으로
교실 문 밖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했다.
“다음에 보자…
이 인성 없는 반이여…”
아이들의 첫 투표,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복수(?)를 다짐한 날.
어쩌면 이 날부터, 진짜 인성초의 이야기가 시작된 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