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초등학교] 121화 주먹 대신 공을 쥐는 법

우리도… 할 수 있을까?

by 동룡

“한 번 생각해 봐~”
한영은 뒷짐을 진 채 어깨를 으쓱하고 교실로 돌아갔다.
남겨진 형준과 대용은 주차장 복판에 멍하니 서 있었다.

“형준아... 어쩔래?”
“글쎄… 진짜 농구를 하라고?”

둘은 말없이 걸으며 승연에게 다가갔다.
형준은 입술을 깨물며 조심스레 묻는다.

“누나, 저 형… 싸움 잘하는 것밖에 모르는데, 진짜 어떤 사람이야?”

승연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싸움 잘해. 근데… 너네처럼 막 싸우는 애는 아니야. 농구부 열심히 하긴 해. 뭐, 농구부 게임 성적은 별로지만
착하긴 해. 의외로.”


그때 대용이 수상쩍은 눈으로 묻는다.
“근데... 학년 싸움짱을 한 마디에 나오게 하다니… 누나가 진짜 무서운 누나 거나... 엄청 친하던가… 아니면 혹시… 좋아하...”

퍽!

승연의 넥 슬라이스가 정확하게 대용의 목덜미에 적중했다.
“하, 미쳤냐?”

정연은 피식 웃으며 말한다.
“우리 언니 합기도 배워. 그래서 나도 맨날 맞아….”

형준이 정색하며 승연을 바라본다.
“우리 정연이를 때리면 안 되지!! 정말 나쁜 누나구나!!”

“어휴...”
승연은 한숨을 내쉬며 아이들을 쳐다봤다.
“쨌든… 맨날 힘 남아서 싸움질할 거면, 차라리 공놀이나 해. 난 그게 나은 것 같아.”


그리고 고개를 돌려 말했다.

“종 치겠다. 교실로 들어가.”

아침 조회 시간, 선생님의 말은 형준과 대용에겐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둘은 여전히 한영의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때 지수가 다가와 말한다.
“잘된 거 아니야? 그 오빠… 나쁜 사람 아니래잖아. 같이 운동하면 사고도 덜 치고.”
그리고 형준을 빤히 쳐다본다.
“너, 슬램덩크 엄청 봤잖아. 주인공이 왜 농구했는지 기억 안 나?”

형준은 고개를 푹 숙이며 말한다.
“… 좋아하는 여자, 채소연한테 잘 보일라고 했지. 근데 정연이는 내가 그냥 옆에만 가만히만 있어도 좋아하니까.”


정연이 인상을 찌푸린다.
“그래. 가만히만 있으면 좋아하지. 근데 넌 늘 뭔가를 해. 문제가 되는 행동을!!”

태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거든다.
“형준이든 대용이든, 누군가가 확 잡아줘야 돼.
정연이랑 지수는 안 먹히잖아. 한영 선배가 해줄 수도 있지. 난 찬성.”

그 순간, 수빈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 내 생각엔...”

“누가 물어봤냐?”
대용이 차가운 눈빛으로 쏘아붙였다.
“너 생각 중요하지 않아. 그냥 꺼져.”

형준도 찬물을 끼얹는다.
“알빠냐? 내가 농구를 하든 배구를 하든, 너랑 무슨 상관인데? 너도 장기 하나 파열시켜 줘?”


순식간에 정연의 리버샷이 형준의 복부를 가격했고,
지수는 손바닥으로 대용의 등짝을 시원하게 내려쳤다.

성곤이 조용히 한마디 했다.
“... 근데 있잖아. 난 뭔가… 그 농구부 제안이 너희 인생을 크게 바꿀 것 같아. 그냥 느낌이 그래.”

형준과 대용은 아무 말 없이 서로를 쳐다봤다.
뭔가 이상하게, 정말로… 그럴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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