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엔을 빼앗아라

10명의 결사대, 10만 엔을 노리다

by 동룡

신문 사태가 겨우 수습되자, 또 다른 소식이 들려왔다.
카즈야 회장의 생일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카즈야 회장은 집안의 모든 사무라이를 마당으로 불러 세웠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그의 목소리가 울렸다.

“잘 들어라! 내 생일날 국방헌금으로 10만 엔을 추가로 낼 생각이다!
당연히 잔치와 함께 헌금 기부 행사도 할 것이다!
한일 합병 기념식처럼 난장판이 났다간, 다들 각오해야 할 것이다!

이번 행사 총괄은… 형준이 아닌 타키야 다나카가 맡는다!
불만 없지, 안형준?! 일처리 엉망으로 한 거 반성하란 뜻이야!”

형준이 고개를 들어 물었다.

“반성은 뼈저리게 하고 있습니다만… 다나카 형은 현재 천황폐하 주최의 검도 대회에 출전 중 아닌지요?”

카즈야 회장은 웃음을 터뜨렸다.


“소식이 늦는구나! 이미 우승했고, 조선으로 오는 배를 탔다더구나.
다나카가 이번까지 포함해 5번 우승했지.
네가 3번 우승했으니, 우리 가문 사무라이들이 8 연속 우승한 셈이다!
내 생일날 맞춰 축하 자리를 따로 마련할 거다.
둘이 친형제 같은 사이라 했지?
너도 네 형을 본받아 더욱 훌륭한 사무라이가 되거라! 지난 일은 계속 반성하고!”

형준은 고개를 숙였다.

“예, 회장님!”


그 시각, 성곤은 골목을 걷다 갑자기 누군가에게 팔을 잡혀 끌려갔다.
어두운 창고 안, 검은 모자를 눌러쓴 사내 셋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운데 남자를 보자마자 성곤의 눈이 커졌다.

“혹시… 태백 선생님 아닙니까? 조선청년독립 결사대 대장이신…”

태백은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댔다.

“쉿. 자네의 도움이 필요하네.
곧 카즈야 회장의 생일이고, 그날 10만 엔을 일본군 국방헌금으로 낸다지?
우린 그 돈을 빼돌려 조선 독립군에게 무기를 지원하고 신흥 무관학교 교육비로 쓸 생각이네.”

성곤의 눈빛이 번뜩였다.

“어떻게 도울까요, 선생님. 제 능력이 되는 한 뭐든 하겠습니다.”


태백이 미소 지었다.

“자네 친구 중 카즈야 집안 사무라이가 있지? 그것도 서열 높은 자.
그 친구에게 정보를 얻어오게.
자네의 정보 하나에 결사대원 10명이 움직일 거네. 그들의 목숨은 자네 손에 달려 있다네.”

성곤은 단호히 고개를 끄덕였다.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그때 양옆의 남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왼쪽은 ‘조선의 쌍권총’이라 불리는 독립군 서장도,
오른쪽은 ‘최고의 조선 검객’ 이태한이었다.

성곤은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영웅들을 뵙다니… 영광입니다. 꼭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저녁, 다나카가 집에 돌아왔다.
마당에 모인 사무라이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형준이 환하게 웃으며 나섰다.

“어서 와, 형! 5번째 우승 축하해! 역시 형은 못 이긴다니까~”

다나카도 웃었다.

“네가 상대였으면 우승 못했을 수도 있지!
최근에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며? 훌훌 털고 일어나라! 힘내라고!
자, 회장님께 인사드리고 올게.”

다나카는 카즈야 회장의 직속 호위 사무라이였다.
실력만큼이나 인정이 많고, 아랫사람을 잘 챙겨 사무라이들 사이에서 존경받는 인물이다.

잠시 뒤, 그는 다시 마당으로 나왔다.

“회장님께 이야기 들었다! 이번 일은 사무라이뿐 아니라 제국경찰의 도움도 필요하다!

형준! 네 친구가 제국경찰 경보부라며? 내가 회장님께 잘 말씀드릴 테니, 한 번 더 일을 맡겨봐!
네 친구면 내 동생이나 마찬가지야!”

형준은 진심 어린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형님!”

그리고는 잔치 준비에 온 힘을 쏟았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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