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선초등학교] 127화 각자의 여름방학

누군가는 준비했고, 누군가는 칼을 갈았다

by 동룡

행복했던 방학식의 여운은 오래가지 않았다.
형준과 대용은 오늘도 체육관에서 미친 듯이 땀을 흘리고 있었다.

“다시!”
한영의 목소리가 벽에 울렸다.
그는 기본기가 몸에 배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며,
하루 종일 풋워크와 드리블, 패스 훈련만 시켰다.

형준은 입술을 깨물며 코트 위를 달렸다.
대용 역시 숨을 몰아쉬며 공을 튀겼다.
두 사람의 운동화 밑창이 바닥을 긁는 소리만이 일정하게 이어졌다.

한편, 정연·민지·태연·지수는 댄스학원에서 거울 앞에 서 있었다.
음악이 시작되자 땀이 이마를 타고 흘렀다.
의외로 예린까지 이 무리에 합류했다.
“야, 생각보다 힘드네…”
예린이 숨을 고르며 웃었지만, 발끝과 손끝은 계속 리듬을 맞췄다.

그 시각, 우덕은 골목길 한쪽에서 손바닥을 비비고 있었다.
“규만이가 스타대회 나간다… 이걸로 어떻게 돈을 벌까…”
형준과 대용은 농구부 훈련, 예린도 댄스학원.
남은 건 자기 혼자였다.
구상, 실행, 마케팅… 전부 혼자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우덕은 한참을 걸으며 머릿속에서 계산기를 굴렸다.
그러다 문득 멈춰 서서 무릎을 ‘탁’ 쳤다.


“그래! 규만이 게임에만 집중해서 우승하게 돕고,
개학하자마자 학교에서 대회를 열자!
예전 철권 대회 살짝만 바꾸면 되잖아!”

입꼬리가 올라가고,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싱글벙글하며 골목을 돌아서는데
앞에 나래가 보였다.

우덕은 곧 표정을 싹 바꾸더니, 바닥에 침을 퉤 뱉었다.
“아오, 재수 없어! 좋은 아이디어 생각하는데 끼어들고 난리야!”

나래는 예전처럼 뒷걸음질 치거나 작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눈을 치켜뜨고 말했다.
“내가 뭐 어때서! 내가 뭘 했는데!”

우덕은 비웃음을 섞어 고개를 저었다.
“이게 두들겨 맞더니 미쳤구먼 드디어?
너 그러다가 또 맞아! 정신 차려!”


나래는 코웃음을 치며 맞받았다.
“절대, 절대! 또 안 당해!
그리고 니들이 한 거 다 알아!
꼭 증거 찾아서 너네 벌 받게 만들 거야!”

두 사람의 눈빛이 공원 입구에서 부딪혔다.
짧은 대화였지만, 묘하게 공기가 달라졌다.
우덕은 눈을 가늘게 뜨며 나래를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속으로, ‘저년이 진짜 미쳤네…’ 하고 중얼거렸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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