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신 속에서 꿈틀거린 비밀
결국 정보를 빼내겠다며 잡아온 결사대원은 이태한의 손에 도망가고, 나머지는 모두 혀를 깨물어 자살해 버렸다.
피로 물든 경찰서엔 대한 독립 만세 글자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우덕은 피곤한 한숨을 쉬었다.
“하… 이거 또 대판 욕먹겠네.”
형준은 서아 앞에서 개망신을 당해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형준은 부관 고이즈미를 따로 불렀다.
“야, 이 기자 놈들 중에 밤에 신문 뿌리는 놈 있어. 인쇄소가 밤엔 반드시 돌 거다. 애들 데리고 인쇄소 쓸어. 개소리 찍는 데 있으면 죄다 잡아놔.”
고이즈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림자처럼 사라졌다.
서아가 팔짱을 끼고 형준을 바라봤다.
“인정하긴 싫겠지만… 실력 차이가 많이 나던데?
형준은 말없이 부득부득 이를 갈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
그때 경찰서장이 차에서 내리며 고함을 질렀다.
“대체 네놈들은 뭐 하는 놈들이야! 언제까지 제국경찰 망신을 시킬 거냐! 결사대 조사 담당이 누구야!”
우덕이 태한에게 맞은 허리를 부여잡으며,
“저… 접니다.”
하고 대답하자, 경찰서장의 날아 차기가 번개처럼 날아왔다.
“어디서 뭘 했길래 대처가 이렇게 느려! 또 어디서 술 퍼먹었지! 네 친구 놈이랑!!”
분노는 점점 커져서 형준을 바라보더니 옆에 서아가 있는 걸 보고 불이 붙었다.
“개망신을 당하고도! 기생이랑 술이 처먹고 싶냐! 그게 경찰이냐!!!”
서장은 우덕의 옆구리를 더 세게 걷어찼다.
뒤늦게 종로 경찰서에 이태한이 나타났단 소식을 들은 다나카가 도착했다.
상황을 확인한 그는 깊게 한숨을 쉰 뒤, 형준과 서아를 보았다.
곧 형준의 귀를 낚아채 차로 질질 끌고 간다.
“일로 와! 뭘 잘했다고 서아랑 술을 처먹어! 이길 생각을 해야지! 서아한테 징징댈 시간에 가서 칼이나 한번 더 잡으란 말이야!”
그 와중에 성곤은 조용히 기자들에게 다가갔다.
“지금 찍은 사진들, 바로 뽑아서 야간판 준비해. 제목은 ‘종로 경찰서 참패’다.”
성곤의 눈은 이미 다른 사냥감을 노리고 있었다.
그는 형준이 사무라이들을 풀어 인쇄소를 치게 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