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초등학교] 137화 행동으로 남은 흔적

친구라서 지켜냈고, 친구라서 웃을 수 있었다

by 동룡

아이들의 외침에 어른들이 달려오고, 곧바로 119에 신고가 들어갔다.
신혁은 다급히 소리쳤다.

“북조선에선 뱀에 물리면 이렇게 했어야 한다야!”

그러자 형준이 성질을 내며 맞받았다.

“여긴 거기랑 전혀 달라! 쓸데없는 소리 말고 당장 태연이 업는 거 도와라!”

형준은 신혁의 도움을 받아 태연을 업었다. 순간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그동안 얼마나 운동을 했는지, 어린아이 몸이라고 보기 어려운 다부진 근육이 드러났다. 배에는 벌써 식스팩의 윤곽이 보였고, 태연을 업느라 온몸에 힘이 들어가니 근육 선이 하나하나 뚜렷하게 드러났다.


예린은 무심코 감탄했다.
“우아... 이 와중에 할 소린 아닌데... 도대체 얼마나 운동한 거야...”

우덕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원래 운동소년이 제대로 마음먹고 훈련하니 저런 몸이 나오는구나... 진짜 스포츠스타 되면 돈도 쓸어 담겠네!”

정연은 둘 다 노려보며 외쳤다.
“둘 다 지금 그게 할 소리야?!!”

민지는 옆에 있던 규만을 흘겨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너도 저런 몸 못 만들어?”

순간 정연이 산이 떠나가라 소리쳤다.
“내 남친 몸 감상 그만하고!!! 태연이 챙기라고!!!”


119 구조대가 도착하자 태연은 들것에 실려 응급처치를 받았다.
정연은 얼른 바람막이를 찾아 형준에게 건네며 말했다.

“지금 당장 이거 입어. 멍청아 감기 걸린다!”

형준은 배에 힘을 주며 능청스럽게 말했다.
“초콜릿 먹을래?”

순간 정연의 리버샷이 날아들었고, 형준은 고통에 고개를 푹 숙였다.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나래는 수빈에게 속삭였다.
“내가 위험했을 때도 다들 저랬을까? 아니지? 태연이니까... 저러는 거겠지?”

수빈은 대답하지 못한 채 조용히 나래의 손을 잡아주었다.


응급구조대원은 아이들에게 독사의 생김새와 상황을 묻더니, 곧바로 단호하게 말했다.

“바로 해독제를 놔야 합니다. 병원으로 빨리 가야 해요.”

그리고 차에 오르기 직전, 아이들을 향해 한마디 더 건넸다.

“누군지 몰라도 응급처치 아주 잘했어. 상처를 짜거나 입으로 빨아내려 한 아이는 없지? 그건 오히려 위험한 짓이야. 친구는 금방 괜찮아질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

아이들은 긴장이 풀린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모두들 형준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너나없이 칭찬이 쏟아졌다.

“형준아, 너 덕분이야.”
“진짜 판단 잘했어!”

형준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며 웃어 보였다.
“친구로서 당연히 한 거지 뭐.”

그러면서 정연을 보며 씩 웃었다.
“행동으로 보여줬으니 이제 화 좀 풀어주라?”


정연은 못 말리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다가 결국 미소를 터뜨렸다.

그때 우덕이 슬쩍 끼어들었다.
“독사 잡아서 팔았으면 돈 꽤 됐을 텐데. 그거 팔아서 2학기 사업자금으로 쓰면 딱인데~”

민지와 지수는 동시에 버럭 했다.
“그놈의 돈타령 좀 그만해!!!”

형준은 뜬금없이 바람막이를 벗어던지며 말했다.
“아, 산 타는 건 진짜 질색이다. 난 물놀이나 다시 하러 갈래.”

정연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
“당장 입어!!”

“덥단 말이야!” 형준이 버티자, 정연은 눈을 부릅뜨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집트 미라처럼 돌돌 감아버리기 전에 입어라, 안 그러면 진짜다!”


형준은 투덜대면서도 바람막이를 다시 챙겨 입었다.

멀찍이서 그 모습을 보던 나래는 고개를 떨구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어쩜 저렇게 다르지... 태연이니까... 저러는 거겠지.”

수빈은 옆에서 그런 나래의 어깨를 조용히 감싸 안았다.

아이들 대부분은 다시 물속으로 뛰어들며 신나게 놀기 시작했다.
어느새 해가 저물고, 산속에도 서서히 저녁이 내려앉았다.

그때, 캠프파이어를 준비하려는 찰나
멀리서 차 한 대가 들어왔다.

태연이 어머니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 나오고 있었다.
얼굴은 창백했지만, 태연은 분명히 웃고 있었다.

“얘들아, 나 돌아왔어.”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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