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짓이었지만, 이유는 진심이었다
교무실을 나온 뒤,
복도는 조용했지만
분위기는 전혀 평화롭지 않았다.
민지는 곧장 뾰족한 눈빛으로
규만을 향해 직진했다.
“정규만!
넌 왜 그런 나쁜 짓을 한 거야?!
평소엔 조용하더니, 왜 갑자기 폭주야?!”
규만은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작게 말했다.
“… 그냥… 그땐 나도 모르게…”
“패싸움이라니!! 싸움은 나쁜 거야!!”
민지는 규만을 ‘퉁’ 치고 지나갔다.
민지는 규만을 ‘퉁’ 치고 지나갔다.
규만은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 서서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그 옆에 있던 정연도
잔소리 탄환을 장전했다.
“야!! 저 보라돌이!!
네가 만든 작품이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사람을 그렇게 때리냐!!!”
형준은 웃으며 대꾸했다.
“진심 10프로로 혼내준다 말했잖아 내가~”
정연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젓는다.
“... 100프로가 아니라 다행이다, 그래...”
교실에 들어서자,
담임 선생님이 칠판 앞에 서 있었다.
아이들은 눈치를 보며 조용히 자리에 앉았고,
담임은 평소와는 다르게
무겁지 않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얘들아~
어제 하늘초 아이들과 우덕이, 형준이, 규만이 사이에 있었던 일,
다들 알죠?”
“네에에~” 하고 대답이 들렸지만
선생님은 말끝을 부드럽게 이어갔다.
“친구를 위해 행동한 건 선생님도 알아요.
하지만, 어떤 이유든 폭력은 안 되는 거예요.
앞으로는 말로 해결하는 착한 어린이가 되면 좋겠어요~ 알았죠?”
“네에에~~~”
교실 전체가 웅성대며 대답했지만,
단 한 명.
형준은 입을 삐죽 내밀고
아주 작게 속삭였다.
“싫은뎅…”
퍽!
정연의 손바닥이
형준의 등짝에 기습 상륙했다.
하지만…
형준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정연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장난스럽게 윙크를 날렸다.
“너 돈 뺏고 다치게 한 녀석을 혼내준 은인한테
너무한 거 아니냐??”
정연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그래도… 그건 너무 심했어...”
그리고,
아주 작게 덧붙였다.
“... 하지만 고마워.”
고마워,
그 한 마디면
형준은 오늘도 충분히 이긴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