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는 말은 없었지만, 분위기가 말해줬다
진실게임이 시작되려 하고, 대용은 슬금슬금 도망을 가려한다.
이때 형준이 대용의 팔을 덥석 잡았다.
“어딜 도망가~? 구경꾼도 진실게임 대상자야. 참석해야지!”
대용은 당황한 얼굴로 웃으며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형준의 힘에 못 이겨 다시 앉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민지가 말을 꺼냈다.
“딱 봐도 우리 백댄서 해준 이유가 떡볶이 튀김 순대 때문은 아니잖아? 너, 우리 반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 있는 거지? 누구야?”
형준이 슬쩍 웃더니 옆에서 장난을 던졌다.
“설마... 나래?”
“야! 내가 머리에 총이라도 맞았냐?!”
대용이 진심으로 정색하며 소리치자,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정연은 곧장 형준의 등을 퍽 때렸다.
“그런 장난 좀 그만해, 진짜!”
형준은 아파서가 아니라 즐거워서 웃었다. 그 분위기를 지켜보던 우덕이 핫도그를 한입 베어문 뒤 진지하게 말했다.
“뻔하잖아. 핑클 4인방 중 한 명이겠지. 정연이, 민지라면... 이건 삼각관계의 서막.”
형준은 우덕을 밀치며 웃었고, 정연은 한숨을 쉬었다.
그때 대용이 깊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조용히 말했다.
“아니야, 삼각관계 같은 거 아냐. 마음에 드는지 안 드는지도 아직 모르겠고... 근데, 이쁜 걸로만 따지면... 지수지.”
그 순간, 교실은 또 한 번 폭발했다.
환호성, 박수, 놀람의 탄성.
조용히 구석에서 진실게임을 지켜보던 지수는 얼굴이 순식간에 토마토가 되었다. 고개를 숙인 채, 손끝만 만지작거렸다.
형준이 놀리듯 외쳤다.
“지수~~ 얼굴 빨개졌어요~!!”
우덕도 합세했다.
“어이~ 정연이랑 민지 긴장해라~ 지수 요즘 상승세야~”
그때였다.
앞문이 열리며 정적이 흐른다.
교실 문 너머로 선생님이 서 있고, 그 뒤엔 수빈과 나래가 나란히 서 있었다.
아이들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가셨다.
선생님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오늘 우리 반 공연, 정말 좋았습니다. 칭찬도 많이 받았고요. 그런데... 오늘 우리 반에서 아주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그 일, 꼭 바로잡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정연의 표정이 굳는다.
형준은 슬쩍 정연을 바라본다.
우덕은 핫도그 막대기를 쥔 채 굳고, 민지는 고개를 살짝 떨궜다.
지수의 빨개졌던 얼굴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교실에 다시…
묘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